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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실록14권, 효종 6년 1월 29일 갑인 5/5 기사 / 1655년 청 순치(順治) 12년

대신들과 추쇄 어사의 파견 문제를 의논하다

국역

우의정 심지원이 청대하여 입시해서 아뢰기를,

"모든 일은 반드시 찬찬히 해야 이룰 수 있을 것인데, 추쇄 어사(推刷御史)가 갑자기 내려가면 허술한 일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각 고을을 시켜 먼저 조사해 내어 그 문서를 도감에 보내게 하고 그 근만(勤慢)을 살펴 비로소 어사를 보내는 것이 옳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사목이 엄중하더라도 사람들이 두렵게 생각하지 않으니, 어사를 보내어 감사·수령으로서 부지런하지 않은 자를 모두 곧 계문하여 무겁게 다스려야 성취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죄목을 무겁게 하면 사람들이 반드시 놀라워하겠으나, 호패(號牌)를 처음 시행할 때에는 법을 범한 자가 많이 죽었다. 이제 이 일이 어찌 호패보다 못한 일이겠는가. 이러한 노비들은 사대부·품관(品官)의 첩과 자식인 자가 많으니 그 사목을 무겁게 하지 않으면 추쇄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19만이 되는 원수(元數)에는 다 차지 않을 지라도 반드시 10여 만을 얻어야만 어사와 수령이 벌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도감도 마음을 다하여 봉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한 벌이 있을 것이다."

하였다. 승지 임의백(任義伯)이 아뢰기를,

"신은 여러 번 외임(外任)을 겪었는데, 노비 문안(奴婢文案) 가운데에는 1백여 년 전에 이미 죽은 자의 이름이 아직도 실려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문서를 먼저 바로잡지 않고 수령을 지레 죄준다면 옳지 않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노비 중에는 본디 죽은 자가 있겠으나 또한 어찌 낳은 자는 없겠는가. 어사를 보내지 않으면 추쇄해 낼 방법이 없을 것이다."

하였다. 임의백이 아뢰기를,

"지금은 농사철이니, 우선 가을걷이를 기다려 어사를 보내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저들도 백성이니, 농사철을 빼앗아서는 안되겠습니다."

하였으나, 상이 답하지 않았다. 심지원이 또 청하니, 상이 이르기를,

"지금은 농사철이 아직 안 되었다. 이 뒤로 감히 추쇄하는 일을 조정에서 훼방하는 자가 있으면 제서유위율(制書有違律)로 논하라. 노비를 추쇄해 낸 뒤에는 병농(兵農)을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니, 어찌 국가의 큰일이 아니겠는가. 저 나라에 관계되는 일이면 약한 나라의 도리로서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인데도 강개(慷慨)한 사람은 오히려 일을 해보려 한다. 더구나 이 일은 저 나라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니, 어찌하여 하지 않겠는가. 바깥의 뭇 의논은 반드시 어수선하고 앞다투어 김익희(金益熙)에게 성낼 것이다."

하였다. 심지원이 아뢰기를,

"어찌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우리 나라의 사론(士論)은 망설이고 구차한 것을 어질게 여기고, 조금이라도 하는 일이 있으면 공리(功利)라 하니, 지금의 사론은 선학(禪學)과 같다 하겠다. 한 시대의 일을 적멸(寂滅)로 돌리려 힘쓰고 강개하여 일을 맡는 자가 없으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경은 나라에서 후한 은혜를 받고 대신의 신분이 되었으니, 어찌 나라의 일에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 그렇지 않다면 대신도 중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3면
  • 【분류】신분-천인(賤人)

원문

○右議政沈之源請對入侍曰: "凡事必須有漸, 可以成矣, 推刷御史卒然下去, 則慮有踈脫之事。 臣意則預令各邑, 先爲査出, 以其文書輸送都監, 考其勤慢, 而始遣御史可矣。" 上曰: "事目雖重, 人不惕念, 發送御史, 監司守令之不勤者, 竝卽啓聞重治然後, 可以有成。 重其罪目, 人必爲駭, 而號牌始行之時, 犯法者多死。 今者此擧, 豈下於號牌乎? 此等奴婢, 爲士夫品官之妾與子者多矣, 若不重其事目, 則無以推刷。 雖不滿十九萬之元數, 必得十餘萬, 御史及守令, 可免罪罰。 都監亦宜盡心奉行。 不然則亦當有罰矣。" 承旨任義伯曰: "臣屢經外任, 奴婢文案中, 百餘年前已死者之名, 尙有載錄者。 今不先正文書, 而徑罪守令, 則無乃不可乎?" 上曰: "奴婢固有物故者, 亦豈無生産乎。 不遣御史, 無以刷出矣。 義伯曰: "此乃農節, 姑待秋成, 發遣御史, 似爲得宜。 彼亦民也, 農時不可奪也。" 上不答。 之源又請之。 上曰: "今時未及農節矣。 此後敢有以推刷事, 沮撓於朝廷者, 以制書有違律論之。 刷出奴婢之後, 則兵農可以分矣, 豈非國家之大事乎? 事係彼國, 則弱國之道, 雖不得自由, 而慷慨之人, 尙欲有爲, 況此事非係彼國, 奈何不爲之乎? 外間群議, 必洶擾。 爭嗔金益熙矣。" 之源曰: "豈有是乎?" 上曰: "我國士論, 以依阿苟且爲賢, 小有作爲, 則謂之功利, 今之士論, 可謂有同襌學矣。 將一世之事, 務欲歸之於寂滅, 而無慷慨任事者, 誠可寒心矣。 卿受國厚恩, 身爲大臣, 豈可不勉於國事乎? 若或不然, 則大臣亦難免重律矣。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3면
  • 【분류】신분-천인(賤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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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실록14권, 효종 6년 1월 29일 갑인 5/5 기사 / 1655년 청 순치(順治) 12년

대신들과 추쇄 어사의 파견 문제를 의논하다

국역

우의정 심지원이 청대하여 입시해서 아뢰기를,

"모든 일은 반드시 찬찬히 해야 이룰 수 있을 것인데, 추쇄 어사(推刷御史)가 갑자기 내려가면 허술한 일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각 고을을 시켜 먼저 조사해 내어 그 문서를 도감에 보내게 하고 그 근만(勤慢)을 살펴 비로소 어사를 보내는 것이 옳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사목이 엄중하더라도 사람들이 두렵게 생각하지 않으니, 어사를 보내어 감사·수령으로서 부지런하지 않은 자를 모두 곧 계문하여 무겁게 다스려야 성취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죄목을 무겁게 하면 사람들이 반드시 놀라워하겠으나, 호패(號牌)를 처음 시행할 때에는 법을 범한 자가 많이 죽었다. 이제 이 일이 어찌 호패보다 못한 일이겠는가. 이러한 노비들은 사대부·품관(品官)의 첩과 자식인 자가 많으니 그 사목을 무겁게 하지 않으면 추쇄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19만이 되는 원수(元數)에는 다 차지 않을 지라도 반드시 10여 만을 얻어야만 어사와 수령이 벌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도감도 마음을 다하여 봉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한 벌이 있을 것이다."

하였다. 승지 임의백(任義伯)이 아뢰기를,

"신은 여러 번 외임(外任)을 겪었는데, 노비 문안(奴婢文案) 가운데에는 1백여 년 전에 이미 죽은 자의 이름이 아직도 실려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문서를 먼저 바로잡지 않고 수령을 지레 죄준다면 옳지 않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노비 중에는 본디 죽은 자가 있겠으나 또한 어찌 낳은 자는 없겠는가. 어사를 보내지 않으면 추쇄해 낼 방법이 없을 것이다."

하였다. 임의백이 아뢰기를,

"지금은 농사철이니, 우선 가을걷이를 기다려 어사를 보내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저들도 백성이니, 농사철을 빼앗아서는 안되겠습니다."

하였으나, 상이 답하지 않았다. 심지원이 또 청하니, 상이 이르기를,

"지금은 농사철이 아직 안 되었다. 이 뒤로 감히 추쇄하는 일을 조정에서 훼방하는 자가 있으면 제서유위율(制書有違律)로 논하라. 노비를 추쇄해 낸 뒤에는 병농(兵農)을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니, 어찌 국가의 큰일이 아니겠는가. 저 나라에 관계되는 일이면 약한 나라의 도리로서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인데도 강개(慷慨)한 사람은 오히려 일을 해보려 한다. 더구나 이 일은 저 나라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니, 어찌하여 하지 않겠는가. 바깥의 뭇 의논은 반드시 어수선하고 앞다투어 김익희(金益熙)에게 성낼 것이다."

하였다. 심지원이 아뢰기를,

"어찌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우리 나라의 사론(士論)은 망설이고 구차한 것을 어질게 여기고, 조금이라도 하는 일이 있으면 공리(功利)라 하니, 지금의 사론은 선학(禪學)과 같다 하겠다. 한 시대의 일을 적멸(寂滅)로 돌리려 힘쓰고 강개하여 일을 맡는 자가 없으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경은 나라에서 후한 은혜를 받고 대신의 신분이 되었으니, 어찌 나라의 일에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 그렇지 않다면 대신도 중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3면
  • 【분류】신분-천인(賤人)

원문

○右議政沈之源請對入侍曰: "凡事必須有漸, 可以成矣, 推刷御史卒然下去, 則慮有踈脫之事。 臣意則預令各邑, 先爲査出, 以其文書輸送都監, 考其勤慢, 而始遣御史可矣。" 上曰: "事目雖重, 人不惕念, 發送御史, 監司守令之不勤者, 竝卽啓聞重治然後, 可以有成。 重其罪目, 人必爲駭, 而號牌始行之時, 犯法者多死。 今者此擧, 豈下於號牌乎? 此等奴婢, 爲士夫品官之妾與子者多矣, 若不重其事目, 則無以推刷。 雖不滿十九萬之元數, 必得十餘萬, 御史及守令, 可免罪罰。 都監亦宜盡心奉行。 不然則亦當有罰矣。" 承旨任義伯曰: "臣屢經外任, 奴婢文案中, 百餘年前已死者之名, 尙有載錄者。 今不先正文書, 而徑罪守令, 則無乃不可乎?" 上曰: "奴婢固有物故者, 亦豈無生産乎。 不遣御史, 無以刷出矣。 義伯曰: "此乃農節, 姑待秋成, 發遣御史, 似爲得宜。 彼亦民也, 農時不可奪也。" 上不答。 之源又請之。 上曰: "今時未及農節矣。 此後敢有以推刷事, 沮撓於朝廷者, 以制書有違律論之。 刷出奴婢之後, 則兵農可以分矣, 豈非國家之大事乎? 事係彼國, 則弱國之道, 雖不得自由, 而慷慨之人, 尙欲有爲, 況此事非係彼國, 奈何不爲之乎? 外間群議, 必洶擾。 爭嗔金益熙矣。" 之源曰: "豈有是乎?" 上曰: "我國士論, 以依阿苟且爲賢, 小有作爲, 則謂之功利, 今之士論, 可謂有同襌學矣。 將一世之事, 務欲歸之於寂滅, 而無慷慨任事者, 誠可寒心矣。 卿受國厚恩, 身爲大臣, 豈可不勉於國事乎? 若或不然, 則大臣亦難免重律矣。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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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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