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실록 49권, 인조 26년 8월 2일 갑오 1번째기사
1648년 청 순치(順治) 5년
상이 번침을 맞다. 동지사 차출에 관하여 논하다
상이 번침을 맞았다. 침을 맞을 때 옥체의 살갗에서 불에 타는 것 같은 소리가 창문 밖으로 들려 왔다. 조경(趙絅)이 아뢰기를,
"배가 부푼 증세 하나뿐이라면 번침이 효험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혹 다른 증세라면 번침으로 치료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번침은 배가 부푼 것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열(寒熱)이 반복하는 증상을 다스리는 것이다."
하였다. 도승지 김남중(金南重)이 아뢰기를,
"동지사(冬至使)를 이제 차출해야 되는데 아직도 차출하지 못한 것은, 앞으로 혹 사사(謝使)가 들어가게 되는 일이 있게 될까 염려해서이고 또 북경에 갔던 사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도로가 매우 머니 미리 차출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사사(謝使)가 들어가야 할 일이라도 있게 되면 그때 가서 고쳐 차출한다 하더라도 무슨 방애로울 것이 있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9책 49권 31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331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