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류의 건의로 충청 병사에게 적의 형세를 알려주게 하다
김류가 입대하여 아뢰기를,
"충청 병사가 군사를 거느리고 죽산(竹山)에 머물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은 필시 적의 형세를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밤 결사대를 모집하여 내보내 적의 형세를 알려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아뢴 대로 하라. 만에 하나 차질이 생긴다면 큰일이 날 것이다. 원수(元帥)의 진영에도 사람을 보내 통지하여 진격해 오도록 해야 할 것이니, 반드시 신중하게 하라."
하였다. 대사간 김반이 아뢰기를,
"이렇게 포위된 성에 앉아서 시간만 끌고 있는데, 저들이 지구전(持久戰)을 벌이는 것은 필시 원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원병은 오지 않고 저들의 원병이 갑자기 이르게 되면 더욱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니, 한 쪽 문으로 군사를 내보내 물러서는 자를 목베어 싸움을 독려하는 한편 강도로 들어 간다면, 그런대로 한번 해 볼 만합니다. 그런데 체부(體府)의 장수들은 술에 취한 듯 어리석은 듯하기만 하여 이확(李廓)이 또한 출격하려고 하는데도 대장이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신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병가의 일은 일률적으로 논할 수 없다. 그리고 이확은 큰 소리나 칠 뿐 담력은 없으니 용감한 자가 아니다."
하였다. 김신국이 아뢰기를,
"성을 지키는 자가 1만 4천 명이니, 1만 명으로 성을 지키고 4천 명으로 대영(大營)을 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평지에 내려가 대진(大陣)을 치는 것은 만전의 계책이 아닌 듯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33권 46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60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
○金瑬入對曰: "聞忠淸兵使領軍, 駐竹山云, 必不知賊之形勢。 今夜募死士出送, 諭以賊勢何如?" 上曰: "依啓。 萬一蹉跌, 不可說也。 元帥陣中, 亦宜遣人通之, 使之進來, 而必須愼重。" 大司諫金槃曰: "坐此圍城, 留時引月, 彼之持久者, 必待其援兵也。 我援不來, 彼援卒至, 則尤無可奈何。 請出兵於一門, 一邊斬退督戰; 一邊移入江都, 猶可有爲, 而體府諸將, 如醉如癡, 李廓亦欲出擊, 而大將持難云, 臣不勝悶鬱。" 上曰: "兵家事, 不可一槪論也。 且李廓, 言大膽小, 非勇敢者也。" 金藎國曰: "守城者一萬四千。 以一萬守堞, 以四千出擊大營, 似可矣。" 上曰: "下平地擊大陣, 似非萬全之策也。"
- 【태백산사고본】 33책 33권 46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60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