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이 5결 포와 모문룡 군대의 군량으로 거둬들이는 액수를 감해줄 것을 청하다
병조 참판 최명길(崔鳴吉)이 차자를 올리기를,
"현재 백성들을 병들게 하는 정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것을 구제하려면 모름지기 먼저 그 폐단의 근원을 없애야 합니다. 근래에 규정 이외의 부세 중에 큰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5결 단위로 포(布)를 거두어들이는 것과 모문룡 군사의 군량이 그것입니다.
모문룡 군사의 군량은 우선은 거두어들이는 폐단이 없으나 기민을 구제하고 군량을 저축하는 일은 현재의 급선무로 1년 동안이라도 거두어들이는 것을 중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전년에 흉년이 들었는데 금년에 또 가물었으니, 1결에 1두 5승의 쌀을 마련해 내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입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오는 무진년조로 5승을 제하고 1두만 받아들인다면 혹 조그만 혜택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호서(湖西)의 조례미(皂隷米)는 다른 도에는 없는 역이니, 모문룡 군사의 군량을 거두어 들이는 것을 특별히 1두를 감하고 5승만 받아들여 호서로 하여금 치우치게 고통을 받는 걱정이 없게 하소서.
5결 단위로 포를 거두어 들이는 것은, 대개 서로(西路)의 물력이 탕패되어 양서(兩西)의 공물(貢物)을 내지에 이정(移定)한 데서 말미암은 것으로, 몇년 동안 급한 것을 구제하려 한 것이지 오래도록 시행하려 한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형세가 수십 년 안에는 결코 소복될 가망이 없어서 실로 버려진 지역이 되었는데, 서로의 역을 다른 도에다 책임지워 백성들로 하여금 함께 피폐되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은 상공(上供)에 관계되는 것이라 신이 감히 경솔하게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장인(匠人)과 여정(餘丁)에게 가포(價布)를 받아들이는 것은, 없던 데서 새로 생겨난 것입니다. 그런데 병인년조로 받아들인 것은 이미 호변(胡變)이 일어났을 때에 다 써버렸으나 정묘년조로 받아들인 것은 군수(軍需)로 써버린 것을 제하고도 남은 것이 수백 동(同)이 되고 아직 거두어 들이지 않은 것도 많으며, 무진년조는 전혀 받아 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두 해 동안 받아 들일 것을 통계하면 천여 동에 밑돌지 않습니다. 5결 포(五結布)의 총수가 1천2백여 동이라 하는데, 만약 장인의 가포를 양서의 공물에 빌려 주고 무진년조의 5결 포를 1년을 한하여 견감하여 5도의 궁한 백성들을 구제한다면, 외방으로 하여금 조정에서 백성들을 구휼하는 뜻을 조금은 알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이 현재 장인들의 가포를 거두어들이는 일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외람됨을 무릅쓰고 진달하니, 묘당으로 하여금 상의하여 처리하게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나라를 걱정하는 경의 정성이 가상하다. 아뢴 일은 마땅히 묘당으로 하여금 시행하게 하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57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74면
- 【분류】재정(財政) / 군사-군역(軍役) / 공업-장인(匠人) / 구휼(救恤)
○兵曹參判崔鳴吉上箚曰:
當今病民之政, 固非一二, 卽欲救之, 須先革其弊源。 近來科外之賦, 其大者有二, 曰五結收布也, 曰毛兵糧也。 毛糧姑無徵索之弊, 而賑飢、儲餉, 此時爲急, 一年收捧, 勢所不已。 但前歲旣歉, 今年又旱, 一結一斗五升之米, 恐難責辦。 臣意, 來戊辰條, 除其五升, 只捧一斗, 或可爲一分之惠, 而湖西皂隷米, 又是他道所無之役。 毛糧之收, 特減一斗, 只捧五升, 令無偏苦之患。 至於五結收布, 蓋緣西路物力蕩敗, 故移定兩西貢物於內地, 以爲數年救急之計, 非欲久遠行之也。 西路形勢, 數十年內, 斷無蘇復之望, 實爲等棄之地, 則尙可以西路之役, 責諸他道, 使斯民俱受其困乎? 然係是上供, 非臣所敢輕議也。 第念匠人、餘丁收布, 自是無中生有之物, 而丙寅條所捧, 已失於胡變之日, 丁卯條納捧, 除軍需費用外, 所餘且數百同, 而未收者亦多, 戊辰條則全未捧, 通計兩年所納, 應不下千餘同。 竊聞五結布都數, 一千二百餘同。 若以匠人布, 貸用於兩西貢物, 而戊辰條五結布, 限一年蠲減, 以救五道之窮民, 則庶使外方, 稍知朝廷恤民之意。 臣方句管匠人收布之事, 故冒昧陳稟, 請令廟堂, 商議處之。
答曰: "嘉卿憂國之誠。 所陳之事, 當令廟堂施行焉。"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57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74면
- 【분류】재정(財政) / 군사-군역(軍役) / 공업-장인(匠人) / 구휼(救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