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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 18권, 인조 6년 1월 21일 계미 4번째기사 1628년 명 천계(天啓) 8년

의주 부윤 엄황이 백마 산성을 수축할 것을 청하다

의주 부윤 엄황(嚴愰)이 치계하기를,

"경내에 있는 백마 산성(白馬山城)은 바로 고성(古城)입니다. 반드시 그 성은 수리하여야 거기에 웅거할 수가 있는데 일이 없을 적에는 농사를 지어 군량을 저축하고 일이 있을 적에는 남녀 노소가 성에 올라가 사수(死守)할 수 있는 요새입니다. 그리고 온 경내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산 아래서 서쪽으로 인산(麟山)까지가 30리이고 남쪽으로 양하(楊下)까지가 40리이고 동쪽으로 관리(館里)까지가 15리이고 북쪽으로 송상(松上)까지가 20리여서 기름진 들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들판은 밭과 논이 뒤섞여 두둑이 교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서쪽에는 노전(蘆田)이 있고 동쪽은 직령(稷嶺)과 가까와서 땔나무를 채취하기가 매우 쉽고 염전과 뱃길도 모두 편리하고 가깝습니다. 따라서 백성들이 모두들 이 성을 수축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수축하지 않을 경우에는 차라리 먼저 흩어져 가버림으로써 변방의 성에서 외로운 혼이 되는 것을 면하겠다고 합니다.

신이 전에 정충신(鄭忠信)과 함께 가서 성터를 살펴보니 성가퀴가 무너지기는 하였으나 성체(城體)는 그래도 완전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동·서·북 삼면은 석벽을 쌓아올려 깎아지른 듯이 험하였고 남면은 삼면처럼 공고하지는 못하였으나 형세가 또한 매우 험고하였습니다. 성안에는 큰 샘이 있어 물이 솟아올라 시내를 이루고 있었고 작은 샘도 많았으며 토질도 비옥하였습니다. 이미 육지와의 응원이 편리한데다가 또 목도(木道)로 통할 수 있으며 또 가까이에 용골성(龍骨城)이 있어서 저절로 기각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성 밖의 사면에는 산봉우리와 등성이가 잇따랐으므로 적이 핍박할 수가 없으니, 이는 진실로 오래도록 지킬 수 있는 곳입니다. 묘당으로 하여금 곤신(閫臣)에게 자문을 구하여 좋은 방향으로 선처하게 하여 주소서."

하였는데, 비국에 계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53면
  • 【분류】
    군사-관방(關防)

義州府尹嚴愰馳啓曰: "境內白馬山城, 乃古城也。 必修治其城, 可以奠居, 無事則作農峙糧, 有變則老少男女, 可以登城死守。 且居於一境之中, 自山下西至麟山三十里、南至楊下四十里、東至館里十五里、北至松上二十里, 一望膏饒之地, 雜以旱田、水田, 畦隴交錯。 西有蘆田, 東近稷嶺, 取薪甚易, 鹽場、船路, 亦皆便近。 民情皆願修築此城, 不然則寧先散去, 免作邊城之鬼云。 臣前與鄭忠信, 同見城基, 則雉堞雖毁, 體城猶完, 東、西、北三面, 矗壁險削, 南面則雖不如三面之固, 形勢亦絶險。 城內大泉湧出成溪, 小井亦多, 土品肥沃。 旣便陸援, 且通木道, 近對龍骨城, 自成掎角之勢。 城外四面, 岡巒邐迤, 賊不能逼, 此誠久守之所也。 請令廟堂, 詢諸閫臣, 從長善處。" 啓下備局。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53면
  • 【분류】
    군사-관방(關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