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세가 백성들의 힘을 덜 쓰는 방법에 대해 차자를 올리다
부제학 정경세(鄭經世)가 분부에 따라 상차하여 민력(民力)을 여유있게 하여 천심(天心)을 기쁘게 하기를 청하였는데 그 첫째는 ‘대동법(大同法)을 창설한 뒤에도 각 고을의 출역(出役)은 오히려 전과 같아서 법을 세운 본의에 어긋나니 한결같이 사목(事目)에 따라야 한다. 바치는 면포(綿布)의 승수(升數)와 척수(尺數)는 이미 정해진 법이 있으니 그 넘치는 것을 금단해야 하고, 보병(步兵)의 가포(價布)는 목화가 흉년든 이때에 옛 규례를 준행할 수 없으니 또한 병조로 하여금 승수와 척수를 줄여 정하여 가난한 백성에게 편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둘째는 ‘경비를 절약하는 방책을 강구하고 조세(租稅)를 거두는 정사를 행하여 위로 제향(祭享)·어공(御供)으로부터 아래로 백관의 늠록(廩祿)에 이르기까지 모두 줄여야 한다. 각 아문(衙門)의 군관(軍官)도 임시 방편으로 혁파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셋째는 ‘모든 포흠(逋欠)005) 에 대해서 제도(諸道)로 하여금 죄다 탕감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넷째는 ‘서방을 방수(防戍)하는 군사는 오로지 양서(兩西)에 책임지우고 남방에서 징발하는 것을 우선 멈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이 가납하고 이어 묘당(廟堂)에 내려 의논하여 처치하게 하였다. 묘당이, 그 말대로 시행하되 각 아문의 군관은 가벼이 혁파할 수 없으니 지급하는 수를 적당히 줄이자고 청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2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69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재정-전세(田稅) / 재정-공물(貢物) / 재정-국용(國用) / 군사-군정(軍政)
- [註 005]포흠(逋欠) : 미납 조세.
○副提學鄭經世應旨上箚, 請寬民力, 以悅天心。
其一, 大同創設之後, 各邑出役, 尙如前日, 有異於立法本意。 宜一遵事目, 所納綿布升尺, 旣已定式, 宜禁斷其過濫者。 且步兵價布, 當此木花大無, 不可遵行舊規。 亦令兵曹, 減定升尺, 以便貧民。 其二, 講節用之策, 行薄斂之政, 上自祭享御供, 下至百官廩祿, 幷宜裁減。 至於各衙門軍官, 亦令權罷。 其三, 諸般逋欠, 令諸道悉加蕩滌。 其四, 西戍之兵, 宜專責兩四, 姑停徵發南方。
上嘉納之。 仍下廟堂議處。 廟堂請行其言, 惟各衙門軍官, 不可輕罷, 宜量裁支給之數。 從之。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2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69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재정-전세(田稅) / 재정-공물(貢物) / 재정-국용(國用)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