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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3권, 인조 1년 11월 11일 정묘 1/1 기사 / 1623년 명 천계(天啓) 3년

주강에 《대학》을 강하다. 내수사 노비의 복호 등의 일을 논의하다

국역

상이 주강에 문정전에서 《대학》을 강하였다. 특진관 이서(李曙)가 아뢰기를,

"내수사 노비를 복호(復戶)하는 일에 대해 조야(朝野)가 모두 거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고, 부제학 정경세(鄭經世), 지사 정엽(鄭曄) 등이 또한 아뢰기를,

"내수사 노비의 복호는 법전에 없는 일입니다."

하니, 상이 웃으며 이르기를,

"그 유래가 오래 되었고 《속록(續錄)》077) 안에도 들어 있다."

하였다. 정경세가 아뢰기를,

"지금의 복호는 법전과 다릅니다. 법전의 이른바 복호는 호역(戶役) 열일곱 가지 밖의 것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전결(田結)까지도 급복하므로 백성의 노일(勞逸)이 현격하게 다릅니다. 그리고 이미 전결을 면제해 주었으며, 해당 전결이 면제해 주어야 할 수량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또 다른 사람 전결로 보충해 주기 때문에 백성의 전결을 잃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하고, 이서가 아뢰기를,

"법전에는 본래 제 궁가(宮家)를 복호하는 예가 없습니다. 그런데 팔도 전체로 볼 때 면세받는 제 궁가의 전결이 무려 수백 결이나 되는가 하면 일정한 법규도 없으니, 한계를 정해두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해조의 기록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많은 듯하다. 그리고 선조(先朝)에서 하사해 준 물건을 하루 아침에 혁파해버리는 것도 미안한 듯하다."

하였다. 정엽이 아뢰기를,

"왕자와 부마의 집에서 각기 해택(海澤)의 공사(公私) 어채(漁採)를 독점하고는 왕래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으니 매우 무리한 일입니다. 선조 때에 있었던 일이라고 하여 작폐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어 백성에게 해를 끼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번에 유희분(柳希奮)·박승종(朴承宗) 등은 둔전(屯田)을 사사로이 설치하고는 진(陣)이라고 일컬었는데, 죄를 범하고 도망하는 자의 소굴이 되고 있으니, 고금에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지금 이런 폐단을 통렬히 금지시켜야 마땅합니다. 친친(親親)하는 도가 어찌 이런 것이겠습니까. 지금 만약 제재하여 억누르지 않는다면 말류(末流)의 폐단이 앞으로 이루 말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고, 정경세가 아뢰기를,

"일단 제 궁가에게 복호해 주면 백성들이 반드시 그곳에 의탁하는데, 지난날의 일로써 살펴 보면 그 폐단을 알 수 있습니다. 반정(反正) 초기에 거기에 들어가 의탁했던 백성들이 모두 흩어졌었는데, 지금은 점점 예전과 같이 둔전과 해택을 또 다시 분점(分占)하고 있으니, 만약 엄히 금하지 않으면 그 폐단이 폐조(廢朝) 때와 같이 될 것입니다. 가령 선조(先朝) 때에 준 것이라 하더라도 바로잡아 혁파해야 마땅합니다. 정엽의 말이 임금을 사랑하는 데서 나왔는데, 만약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도 따르지 않는다면 신하들이 반드시 실망할 것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전결은 복호를 허락하지 말고 다만 호역만 면제하도록 하라."

하였다. 정엽이 아뢰기를,

"적이 꼭 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마땅하니, 일찍 의논해 정하여 한 걸음이라도 진주(進駐)할 계획을 삼는 것이 마땅합니다. 상께서 분발하여 사기를 북돋은 다음에야 뭇 신하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힘을 다할 것이고 군대의 사기 역시 반드시 배가될 것입니다. 전에 듣건대 상께서 성을 지키고 떠나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이 하교는 충분치 못한 듯싶습니다. 도성이 넓고 커서 평상시 재물이 넉넉하고 사람이 많을 때에도 오히려 지키기 어렵다고 여겼었는데, 지금의 형세로는 결단코 지킬 수가 없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진주하라는 말은 매우 옳다. 그러나 인심이 굳건하지 못하므로 한번 움직이면 곧 소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렵게 여기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성을 지키라고 한 말은 적이 서울에 이르도록 도성 안에 앉아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금년의 형세로 살펴보면 적이 오더라도 반드시 깊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머물면서 진정시키려고 한 것이다."

하였다.

  • [註 077] 《속록(續錄)》 : 대전속록(大典續錄).

원문

○丁卯/上晝講《大學》文政殿。 特進官李曙曰: "內需司奴婢復戶事, 朝野皆以爲未安。" 副提學鄭經世、知事鄭曄等亦曰: "內奴復戶, 法典無之。" 上笑曰: "其來久矣。 《續錄》中亦有之。" 經世曰: "今之復戶, 異於法典。 法典所謂復戶, 只戶役十七事外也。 今則田結亦皆給復, 民之勞逸懸殊。 且旣復其田結, 其田結未準應復之數, 則又取他人之田結以足之。 以此, 失民田結甚多。" 曰: "法典本無諸宮家復戶之例, 而八路免稅諸宮家田結, 多至累百結, 而且無一定之規, 似當有定限。" 上曰: "該曹所錄, 似多虛簿。 且先朝賜給之物, 一朝革去, 亦似未安。" 曰: "王子、駙馬家, 各占海澤、公私漁採, 禁不得往來, 事甚無理。 不可以事在先朝而任其作弊, 貽害齊民也。 頃者柳希奮朴承宗, 私設屯田, 稱之曰陣, 爲逋逃淵蔞, 古今寧有此事! 今宜痛禁此弊。 親親之道, 豈在於此? 今若不爲裁抑, 則末流之弊, 將不可勝言。" 經世曰: "諸宮家, 旣有復戶處, 則民必投入。 以向時之事觀之, 可知其弊。 反正之初, 投托之民, 皆渙散, 而今漸如前。 屯田海澤, 又復分占, 若不嚴禁之, 則其弊當如廢朝也。 假使先朝所給, 亦當矯革也。 鄭曄之言出於憂君, 若知其是而不從, 則臣僚必缺望矣。" 上曰: "田結則勿許復戶, 只復戶役可也。" 曰: "賊之必來, 雖未可知, 在我之道, 宜爲陰雨之備。 宜早議定, 以爲進駐一步之計。 君上振發聳動, 然後百寮奔走竭力, 士氣亦必增倍。 頃聞自上有城守勿去之志, 此敎似不十分誠實。 都城闊大, 在平時富庶之時, 猶以爲難守。 今之形勢, 決不可守。" 上曰: "進駐之言甚是, 而但人心不固, 一動則輒騷擾, 以是爲難耳。 且城守之言, 非謂賊到京城而坐於都中也。 以今年形勢觀之, 賊雖來, 必不深入, 故欲坐此而鎭定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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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3권, 인조 1년 11월 11일 정묘 1/1 기사 / 1623년 명 천계(天啓) 3년

주강에 《대학》을 강하다. 내수사 노비의 복호 등의 일을 논의하다

국역

상이 주강에 문정전에서 《대학》을 강하였다. 특진관 이서(李曙)가 아뢰기를,

"내수사 노비를 복호(復戶)하는 일에 대해 조야(朝野)가 모두 거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고, 부제학 정경세(鄭經世), 지사 정엽(鄭曄) 등이 또한 아뢰기를,

"내수사 노비의 복호는 법전에 없는 일입니다."

하니, 상이 웃으며 이르기를,

"그 유래가 오래 되었고 《속록(續錄)》077) 안에도 들어 있다."

하였다. 정경세가 아뢰기를,

"지금의 복호는 법전과 다릅니다. 법전의 이른바 복호는 호역(戶役) 열일곱 가지 밖의 것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전결(田結)까지도 급복하므로 백성의 노일(勞逸)이 현격하게 다릅니다. 그리고 이미 전결을 면제해 주었으며, 해당 전결이 면제해 주어야 할 수량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또 다른 사람 전결로 보충해 주기 때문에 백성의 전결을 잃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하고, 이서가 아뢰기를,

"법전에는 본래 제 궁가(宮家)를 복호하는 예가 없습니다. 그런데 팔도 전체로 볼 때 면세받는 제 궁가의 전결이 무려 수백 결이나 되는가 하면 일정한 법규도 없으니, 한계를 정해두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해조의 기록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많은 듯하다. 그리고 선조(先朝)에서 하사해 준 물건을 하루 아침에 혁파해버리는 것도 미안한 듯하다."

하였다. 정엽이 아뢰기를,

"왕자와 부마의 집에서 각기 해택(海澤)의 공사(公私) 어채(漁採)를 독점하고는 왕래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으니 매우 무리한 일입니다. 선조 때에 있었던 일이라고 하여 작폐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어 백성에게 해를 끼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번에 유희분(柳希奮)·박승종(朴承宗) 등은 둔전(屯田)을 사사로이 설치하고는 진(陣)이라고 일컬었는데, 죄를 범하고 도망하는 자의 소굴이 되고 있으니, 고금에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지금 이런 폐단을 통렬히 금지시켜야 마땅합니다. 친친(親親)하는 도가 어찌 이런 것이겠습니까. 지금 만약 제재하여 억누르지 않는다면 말류(末流)의 폐단이 앞으로 이루 말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고, 정경세가 아뢰기를,

"일단 제 궁가에게 복호해 주면 백성들이 반드시 그곳에 의탁하는데, 지난날의 일로써 살펴 보면 그 폐단을 알 수 있습니다. 반정(反正) 초기에 거기에 들어가 의탁했던 백성들이 모두 흩어졌었는데, 지금은 점점 예전과 같이 둔전과 해택을 또 다시 분점(分占)하고 있으니, 만약 엄히 금하지 않으면 그 폐단이 폐조(廢朝) 때와 같이 될 것입니다. 가령 선조(先朝) 때에 준 것이라 하더라도 바로잡아 혁파해야 마땅합니다. 정엽의 말이 임금을 사랑하는 데서 나왔는데, 만약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도 따르지 않는다면 신하들이 반드시 실망할 것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전결은 복호를 허락하지 말고 다만 호역만 면제하도록 하라."

하였다. 정엽이 아뢰기를,

"적이 꼭 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마땅하니, 일찍 의논해 정하여 한 걸음이라도 진주(進駐)할 계획을 삼는 것이 마땅합니다. 상께서 분발하여 사기를 북돋은 다음에야 뭇 신하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힘을 다할 것이고 군대의 사기 역시 반드시 배가될 것입니다. 전에 듣건대 상께서 성을 지키고 떠나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이 하교는 충분치 못한 듯싶습니다. 도성이 넓고 커서 평상시 재물이 넉넉하고 사람이 많을 때에도 오히려 지키기 어렵다고 여겼었는데, 지금의 형세로는 결단코 지킬 수가 없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진주하라는 말은 매우 옳다. 그러나 인심이 굳건하지 못하므로 한번 움직이면 곧 소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렵게 여기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성을 지키라고 한 말은 적이 서울에 이르도록 도성 안에 앉아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금년의 형세로 살펴보면 적이 오더라도 반드시 깊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머물면서 진정시키려고 한 것이다."

하였다.

  • [註 077] 《속록(續錄)》 : 대전속록(大典續錄).

원문

○丁卯/上晝講《大學》文政殿。 特進官李曙曰: "內需司奴婢復戶事, 朝野皆以爲未安。" 副提學鄭經世、知事鄭曄等亦曰: "內奴復戶, 法典無之。" 上笑曰: "其來久矣。 《續錄》中亦有之。" 經世曰: "今之復戶, 異於法典。 法典所謂復戶, 只戶役十七事外也。 今則田結亦皆給復, 民之勞逸懸殊。 且旣復其田結, 其田結未準應復之數, 則又取他人之田結以足之。 以此, 失民田結甚多。" 曰: "法典本無諸宮家復戶之例, 而八路免稅諸宮家田結, 多至累百結, 而且無一定之規, 似當有定限。" 上曰: "該曹所錄, 似多虛簿。 且先朝賜給之物, 一朝革去, 亦似未安。" 曰: "王子、駙馬家, 各占海澤、公私漁採, 禁不得往來, 事甚無理。 不可以事在先朝而任其作弊, 貽害齊民也。 頃者柳希奮朴承宗, 私設屯田, 稱之曰陣, 爲逋逃淵蔞, 古今寧有此事! 今宜痛禁此弊。 親親之道, 豈在於此? 今若不爲裁抑, 則末流之弊, 將不可勝言。" 經世曰: "諸宮家, 旣有復戶處, 則民必投入。 以向時之事觀之, 可知其弊。 反正之初, 投托之民, 皆渙散, 而今漸如前。 屯田海澤, 又復分占, 若不嚴禁之, 則其弊當如廢朝也。 假使先朝所給, 亦當矯革也。 鄭曄之言出於憂君, 若知其是而不從, 則臣僚必缺望矣。" 上曰: "田結則勿許復戶, 只復戶役可也。" 曰: "賊之必來, 雖未可知, 在我之道, 宜爲陰雨之備。 宜早議定, 以爲進駐一步之計。 君上振發聳動, 然後百寮奔走竭力, 士氣亦必增倍。 頃聞自上有城守勿去之志, 此敎似不十分誠實。 都城闊大, 在平時富庶之時, 猶以爲難守。 今之形勢, 決不可守。" 上曰: "進駐之言甚是, 而但人心不固, 一動則輒騷擾, 以是爲難耳。 且城守之言, 非謂賊到京城而坐於都中也。 以今年形勢觀之, 賊雖來, 必不深入, 故欲坐此而鎭定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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