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림병에 대한 대책으로 허준에게 처방을 책으로 편찬케 하다
예조가 아뢰기를,
"근래 사시의 운행이 차례를 잃어서 염병이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천행반진(天行斑疹)이 가을부터 크게 성해서 민간의 백성들이 많이 죽고 있는데, 이는 예전엔 거의 없던 증상입니다. 혹은 금기(禁忌)에 구애되고 혹은 치료할 줄 몰라 앉아서 죽는 것을 쳐다만 보고 감히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이 돌림병에 일찍 죽는 것이 진실로 측은하니, 내국의 명의로 하여금 의방(醫方)에 관한 책을 널리 상고하여 경험해본 여러 처방을 한 책으로 만들어서 인쇄 반포케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허준(許浚) 등으로 하여금 속히 편찬해 내게 하고, 여단(厲壇)에도 다시 기도하여 빌도록 하라."
하였다. 【가을과 겨울 사이부터 이 돌림병이 생겼는데, 세속에서는 당홍역(唐紅疫)이라 하였다. 또 염병이 간간이 돌아, 이때부터 끊인 해가 없었다. 수구문 밖에 시체들이 서로 겹칠 정도였는데, 사람들은 살육을 당한 억울한 혼령들이 초래한 것이라 하였다. 】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255면
- 【분류】보건(保健)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禮曹啓曰: "近來運氣失序, 疾疫爲災。 天行班斑疹自秋熾發, 閭閻之人, 多致不救, 此前所稀罕之証也。 或拘於禁忌, 或昧於治療, 坐視其死, 莫敢下手。 民生夭扎, 誠爲矜惻, 請令內局名醫, 博考方書, 經驗諸方, 纂爲一書, 印出頒布。" 答曰: "令許浚等, 速爲纂出, 厲壇更爲祈禳。" 【自秋冬間有此疫, 俗稱唐紅疫。 又癘疫間發, 自是無虛歲。 東城外僵尸相枕, 人以爲殺戮强魂之所致云。】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255면
- 【분류】보건(保健)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