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일기[중초본] 66권, 광해 5년 5월 16일 계유 15번째기사
1613년 명 만력(萬曆) 41년
박동량의 공초 내용에 대한 사관의 설명
당초 선조(宣祖)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을 때 대군 궁방의 노비들이 무격(巫覡)의 망언을 듣고는 병환이 나게 된 빌미가 공빈(恭嬪)022) 에게 있다고 하면서 마침내 묘소에 저주할 음모를 꾸몄는데, 그 말이 상당히 누설되자 임해군이 듣고는 궁노(宮奴)로 하여금 공빈의 능을 지키게 하여 결국은 아무 일이 없게 되었다. 이것이 비록 미련하게 미혹된 노비들에 의해 꾀해진 지극히 사소한 일이기는 하였지만, 목표는 어디까지나 빈릉(嬪陵)이었지 유릉(裕陵)은 아니었던 것이다. 궁가의 노복들이 서로 투기하고 미워한 나머지 나온 이런 말들은 대개 의거할 가치가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옥사(獄事)가 처음 일어났을 때 척리(戚里)의 집에서 많이들 빗대어 말하곤 하였는데, 동량이 마침내 헛소문을 가지고 부연해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대비(大妃)와 상관이 있는 일이겠는가.
- 【태백산사고본】 23책 23권 39장 B면【국편영인본】 32책 179면
- 【분류】역사-전사(前史) / 왕실-종친(宗親) / 신분-천인(賤人)
- [註 022]공빈(恭嬪) : 임해군과 광해군의 생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