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이덕형이 사직을 건의하였으나 불허하다
영의정 이덕형이 네 번째 사직서를 올리니, 답하기를,
"경의 상소를 살펴보니 매우 섭섭하다. 경은 오래 쌓은 덕과 중한 명망으로 영의정에 있으니, 내가 절실하게 의지하고 있다. 어찌 작은 일로 잇따라 물러갈 것 을 청하는가. 험난함을 피하지 말고 공사와 국사를 위하는 대신의 도리는 아마도 이처럼 하는 것이 합당치 않을 듯하다. 더구나 앞으로 치뤄야 할 대례(大禮)가 겹겹이 있는데, 경은 영의정으로서 어찌 차마 이토록 강력히 사직하려고 하는가. 일기가 이미 화창하니, 경의 친병(親病)도 또한 반드시 점차 나을 것이다. 출사하여 왕실에 힘을 다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널리 구하도록 하라."
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임금의 직책은 정승을 잘 선택하는 데 있다. 지금의 삼공(三公)은 성상께서 지극히 엄선하였고 명망도 흡족한데 상하가 서로 신뢰하는 실제를 보지 못했으니, 이것이 바로 국사를 담당할 신하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말을 시행하지 않고 계책을 사용하지 않으며 한갓 벼슬로 묶어 놓는다면 의지하고 신뢰하는 성의가 과연 어디에 있겠는가.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46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513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역사-사학(史學) / 인물(人物)
○領議政李德馨四度呈辭。 答曰: "省卿辭章, 深用缺然。 卿以宿德重望, 爰立首相, 予方切於倚毗。 何可以少避微故, 連章乞退耶? 大臣不避夷險, 公耳國耳之道, 恐不宜若此也。 況前頭大禮重疊, 卿以元揆, 何忍强辭至此乎? 日氣已和, 卿之親病, 亦必漸差。 宜勉强出仕, 戮力王室, 弘濟時艱。"
史臣曰: "人主之職, 在於擇相。 今之三公, 聖簡非不至也, 人望非不洽矣, 而未見有上下交孚之實, 此所以無一擔當國事之臣也。 言不行, 計不用, 而徒縻之以爵祿, 則倚毗之誠, 果安在哉?"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46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513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역사-사학(史學)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