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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 22권, 광해 1년 11월 22일 기해 2번째기사 1609년 명 만력(萬曆) 37년

허준의 귀양을 석방하도록 전교하다

전교하였다.

"허준(許浚)은 호성 공신(扈聖功臣)일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공로가 있는 사람이다. 근래에 내가 마침 병이 많은데 내국(內局)에는 노성한 숙의(宿醫)가 적다. 더구나 귀양살이한 지 해가 지났으니, 그의 죄를 징계하기에는 충분하다. 이제 석방하는 것이 가하다."

〈사신은 논한다. 허준은 온 나라의 죄인이니, 상이 어떻게 사사로이 할 수 있겠는가. 허준이 선왕의 말년을 당하여 궁중에서 사랑을 받았으며 많은 잡약(雜藥)을 올려 마침내는 선왕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슬픔을 당하게 하였으니, 그의 죄상을 캐어보면 시역(弑逆)하였다고 말하여도 가하다. 이미 그의 죄를 밝게 바로잡아 신명과 사람의 분노를 시원하게 할 수 없었는데 지금 도리어 해가 지나도록 귀양살이한 것이 그의 죄를 징계하기에 충분하다고 말을 하니, 아, 상에게 병이 많은 것은 진실로 염려할 만하지만 선왕의 병을 잊을 수 있겠으며, 상에게 공로가 있는 것은 진실로 기록할 만하지만 선왕에게 죄가 있는 것은 내버릴 수 있단 말인가. 상의 이번 일은 삼사(三司)에 달려 있으니, 삼사는 당연히 합사(合辭)하여 성토하도록 청원해서 우리 임금을 잘못이 없는 곳에 이르도록 해야 했다. 그런데 이 뒤에 간원이 홀로 발론하였다가 즉시 정지하였으니, 오늘날의 이목 구실을 하는 신하는 임금이 하고 싶어하는 대로 따르는 자라고 말할 만하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119장 B면【국편영인본】 31책 470면
  • 【분류】
    사법-행형(行刑) / 왕실-국왕(國王)

○傳曰: "許浚, 非但扈聖功臣, 於予亦有勞之人。 近來予適多病, 而內局老成宿醫乏少。 況竄謫經年, 足其罪。 今可放送。" (

史臣曰: ", 一國之罪人也, 上焉得而私之? 當先王末年, 得嬖宮中, 多進雜藥, 卒致先王一敗塗地之痛, 原其罪狀, 雖謂之弑逆, 可也。 旣不能明正其罪, 以快神人之憤, 今反謂經年竄謫, 足懲其罪, 噫! 上之多病, 固可慮, 而先王之病, 其可忘乎? 於上有勞, 固可紀, 而於先王有罪, 其可棄乎? 上之此擧, 其在三司, 其在三司, 所當合辭而請討, 以致吾君於無過之地者也。 此後諫院獨發而卽止, 今之耳目之臣, 可謂‘從君之欲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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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119장 B면【국편영인본】 31책 470면
  • 【분류】
    사법-행형(行刑) / 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