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사 이순신이 수군을 거느리고서 적의 구원병을 패퇴시키고 전사하다
유정(劉綎)이 순천(順天)의 적영(賊營)을 다시 공격하고, 통제사(統制使) 이순신(李舜臣)이 수군을 거느리고 그들의 구원병을 크게 패퇴시켰는데 순신은 그 전투에서 전사하였다. 이때에 행장(行長)이 순천 왜교(倭橋)에다 성을 쌓고 굳게 지키면서 물러가지 않자 유정이 다시 진공하고, 순신은 진인(陳璘)과 해구(海口)를 막고 압박하였다. 행장이 사천(泗川)의 적 심안돈오(沈安頓吾)에게 후원을 요청하니, 돈오가 바닷길로 와서 구원하므로 순신이 진격하여 대파하였는데, 적선(賊船) 2백여 척을 불태웠고 죽이고 노획한 것이 무수하였다. 남해(南海) 경계까지 추격해 순신이 몸소 시석(矢石)을 무릅쓰고 힘껏 싸우다 날아온 탄환에 가슴을 맞았다. 좌우(左右)가 부축하여 장막 속으로 들어가니, 순신이 말하기를 ‘싸움이 지금 한창 급하니 조심하여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하고, 말을 마치자 절명하였다. 순신의 형의 아들인 이완(李莞)이 그의 죽음을 숨기고 순신의 명령으로 더욱 급하게 싸움을 독려하니, 군중에서는 알지 못하였다. 진인이 탄 배가 적에게 포위되자 완은 그의 군사를 지휘해 구원하니, 적이 흩어져 갔다. 진인이 순신에게 사람을 보내 자기를 구해 준 것을 사례(謝禮)하다 비로소 그의 죽음을 듣고는 놀라 의자에서 떨어져 가슴을 치며 크게 통곡하였고, 우리 군사와 중국 군사들이 순신의 죽음을 듣고는 병영(兵營)마다 통곡하였다. 그의 운구 행렬이 이르는 곳마다 백성들이 모두 제사를 지내고 수레를 붙잡고 울어 수레가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조정에서 우의정(右議政)을 추증했고, 바닷가 사람들이 자진하여 사우(祠宇)를 짓고 충민사(忠愍祠)라 불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32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71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군사-전쟁(戰爭) / 외교-명(明) / 외교-왜(倭)
○劉綎再攻順天賊營, 統制使李舜臣以舟師, 大敗其救兵於海中, 舜臣死之。 時, 行長築城于順天 倭橋, 堅守不退, 劉綎復進攻之, 舜臣與陳璘扼海口以逼之。 行長求援於泗川賊沈安頓吾, 頓吾從水路來援, 舜臣進擊大破之, 焚賊船二百餘艘, 殺獲無算。 追至南海界, 舜臣親犯矢石力戰, 有飛丸中其胸, 左右扶入帳中, 舜臣曰: "戰方急, 愼勿言我死。" 言訖而絶。 舜臣兄子莞秘其死, 以舜臣令, 督戰益急, 軍中不知也。 陳璘所乘舡爲賊所圍, 莞揮其兵救之, 賊散去。 璘使人于舜臣謝救己, 始聞其死, 從椅上自投於地, 撫膺大慟。 我軍與天兵聞舜臣死, 連營慟哭。 柩行所至, 人民皆設祭, 挽車而哭, 車不得進。 朝廷贈右議政, 海邊之人相率爲祠宇, 號曰忠愍。
- 【태백산사고본】 7책 32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71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군사-전쟁(戰爭) / 외교-명(明)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