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선조수정실록 23권, 선조 22년 12월 1일 갑술 6번째기사 1589년 명 만력(萬曆) 17년

역당 선홍복을 복주하고, 이발·이길·백유양·유덕수 등은 고문받다 죽다

역당(逆黨) 선홍복(宣弘福)이 복주(伏誅)되고, 이발·이길·백유양·유덕수(柳德粹) 등은 하옥되어 고문받다가 죽었다.

홍복낙안(樂安)의 교생(校生)인데 정여립과 같은 동아리로 역적의 초사(招辭)에 나왔다. 도사(都事) 신경희(申景禧)가 잡아올 때 문서를 수색하였는데 거기에 역모(逆謀)에 가담한 정상이 있었다. 홍복이 승복하여 사형에 처해지고 또한 이발·이길·백유양을 같은 동아리로 끌어대고 또 전 선산 부사(善山府使) 유덕수의 집에 부도(不道)한 참서(讖書)가 있는 것을 이진길(李震吉)이 얻었다고 고하였다. 이때 이발 등이 배소로 가는 도중이었는데 다시 추후에 하옥되어 고문을 받다가 죽었다. 유덕수의 집에도 서찰이 있었는데 모두 고문을 받다가 죽었다.

이발 등의 이름이 처음에는 고변서(告變書)에 나오지 않았는데, 정즙(鄭緝)·선홍복이 처형에 다다라 어지럽게 끌어대었다. 정상에 적확한 근거가 없었고 단지 여립과 편당을 지어서 추천하고 비호하였으며 논의가 구차하였다는 연유뿐이었으나 상의 의심이 없지 않았었다. 그런데 역적의 가서(家書)를 보게 되어서는 그 중에 이발의 서찰이 가장 많았고 시사를 통합해 논하되 기휘하는 바가 없었으며 주상의 동정을 모두 통보하였는데 이 때문에 죄를 받은 것이 가장 혹독하였다. 정철이 같은 반열의 대신에게 말하기를,

"이발의 죽음이야 어쩔 수 없거니와, 이길도 아울러 사형에 처해야 하는가."

하고, 곧 독계(獨啓)하여 다시 품의하였으나 마침내 가형(加刑)을 면하지 못하였다. 백유양이 역적에게 보낸 서찰 가운데 위를 범한 말이 더욱 많아 이미 고문받다가 죽었다. 상이 역적으로 처단하려 하자 대신이 아뢰기를,

"경악(經幄) 사이에서 하나의 정여립이 나온 것도 이미 불행한 일인데, 유양이 무상(無狀)하기는 하지만 어찌 다시 여립으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하니, 상이 아래에서 전단(專斷)한다고 책하였으므로 곧 감히 다시 말하지 못하였다.

백유양의 아들 진사 백진민(白振民)도 고문받다가 죽었다. 진민은 재명(才名)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죄에 연좌되어 죽으니 사론이 원통하게 여겼다.

이발의 작은 아우 현감 이급(李汲)도 형에 연좌되어 죽었다. 이발·이길이 죽은 뒤에 그의 어머니·아내·어린 아들도 모두 추후에 수금당하였다. 이발이 옥에 있을 적에 이정란(李廷鸞)에게 말하기를,

"내가 눈이 있으면서 사람을 알지 못하였다. 그대는 죽음을 면하게 될 것이니 모름지기 칼로 내 눈을 뽑아버리라."

하고, 또, 말하기를,

"내가 조헌의 말을 듣지 아니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음을 후회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23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589면
  • 【분류】
    사법(司法) / 변란-정변(政變) / 인물(人物)

○逆黨宣弘福伏誅, 李潑李洁白惟讓柳德粹等, 下獄栲死。 弘福 樂安校生也。 以汝立同黨, 出於賊招。 都事申景禧拿來時, 搜得文書, 有逆謀狀。 弘福就服處死, 且引李潑李洁白惟讓爲同黨, 又告前善山府使柳德粹家, 有讖書不道, 李震吉得之。 時, 等就配在途, 再追下獄, 受栲而死。 德粹家亦有書札, 竝被栲斃。 等初不出於告變書中, 鄭緝弘福臨刑亂引。 情狀無的據, 而只緣與汝立黨比, 推薦庇護, 論議苟且, 上已不能無疑。 及見逆賊家書札中, 之書最多, 而通論時事, 不避忌諱, 凡上動靜, 皆報知之, 以此受罪最酷。 鄭澈謂同列大臣曰: "之死已矣, 亦當倂命耶?" 卽獨啓更稟, 而竟加刑不免。 白惟讓與賊書中, 尤多犯上語, 旣栲死。 上欲以逆賊科斷, 大臣啓曰: "經幄間出一汝立, 已是不幸, 惟讓雖無狀, 豈復爲汝立乎?" 上以自下專, 輒責之, 乃不敢復言。 惟讓之子進士振民, 亦栲死。 振民有才名, 坐父而死, 士論冤之。 之少弟縣監, 坐兄而死。 死後, 母、妻、稚子, 竝被追繫。 在獄, 謂李廷鸞曰: "吾有眼, 不識人。 君當免死, 須以刀, 抉吾眼去。" 又曰: "吾悔不用趙憲之言, 以至此。"


  • 【태백산사고본】 5책 23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589면
  • 【분류】
    사법(司法) / 변란-정변(政變)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