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유영경 등 삼공이 전섭 명령을 거두어 달라고 회계하다
영의정 유영경(柳永慶), 좌의정 허욱(許頊), 우의정 한응인(韓應寅)이 회계하기를,
"신들이 삼가 비망기를 보고 서로 돌아보며 놀라고 황공하여 품달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상께서 여러 달 동안 조섭하시어 즉시 쾌복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점차 수라를 드시어 원기가 회복되어 가니 온 나라 신민이 평복될 날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만 의외에 이번에 갑자기 이런 명을 내리시니 신들은 몹시 걱정스러운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군국(軍國)의 기무(機務)는 조섭중에 계시더라도 적체된 것이 없으니 바라건대 이런 점은 염려하지 마시고 심기를 화평하게 하여 조섭에 전념하시면 종묘와 사직이 은밀히 도와서 성후(聖候)가 저절로 강녕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신들의 소원일 뿐만 아니라 군신(群臣)의 뜻이 모두 이와 같습니다. 황공하게 감히 아룁니다."
하니, 답하기를,
"이와 같이 하고서 조섭하고자 한다면 이는 먹기를 거절하면서 살기를 구하는 것과 같으니 가련키 그지없다. 그러던 중에 심병이 갑자기 발작하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니 몹시 민망스럽다. 오직 이 일념뿐 그밖에 다른 생각은 없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5책 217권 5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37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領議政柳永慶、左議政許頊、右議政韓應寅回啓曰: "臣等伏見備忘, 相顧驚惶, 罔知所達。 自上累月調攝, 雖未卽快復, 而水剌漸進, 元氣向蘇, 擧國臣民, 佇望平復之日。 不意今者, 遽下是命, 臣等不勝悶迫之至。 軍國機務, 雖在攝養之中, 亦無稽滯之事。 幸勿以此爲慮, 和平心氣, 專意調養, 則宗社默佑, 聖候自底康寧。 此非但臣等之願, 群下之情, 莫不如此。 惶恐敢啓。" 答曰: "如此而欲調養, 是猶却食而求生也矣, 可憐生、可憐生。 其中心病陡發, 不能抵當, 極爲悶望。 耿耿一念, 此外無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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