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에 출몰하는 호랑이를 꼭 잡도록 전교하다
비망기로 홍경신(洪慶臣)에게 전교하였다.
"내가 듣건대, 창덕궁(昌德宮)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쳤는데 그 새끼가 한두 마리가 아니라고 한다. 발자국을 찾아 잡도록 이미 전교를 내렸으니 지금처럼 초목이 무성한 때에는 군대를 풀어 잡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발자국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방법이야 어찌 없겠는가. 부지런히 발자국은 찾아내지 않고 말만 꾸며서 책임만 모면하려고 하니, 이는 작은 일이기는 하나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이와 같이 매사에 허풍만 떨고 용맹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다. 짐승 한 마리도 아직까지 잡지 못하니 남왜(南倭), 북적(北狄)과 마주치면 풍진(風塵)만 바라보고도 정신을 잃고 군대를 이끌고 도망갈 것은 괴이하게 여길 것도 없다. 대장과 종사관은 모두 추고하라. 그리고 ‘호랑이 새끼를 길러 우환을 부른다.’고 옛사람이 경계하였다. 만약 밤중에 나타나서 시중 여염간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틀림없이 와전되어 많은 사람을 현혹시키는 폐단이 생길 것이다. 병조로 하여금 군사를 많이 내고 군령을 더욱 엄히 하여 꼭 잡게 하라."
- 【태백산사고본】 114책 21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53면
- 【분류】사법-치안(治安) / 군사-중앙군(中央軍)
○以備忘記, 傳于洪慶臣曰: "予聞, 昌德宮內, 大虎養雛, 雛非一二云。 尋蹤捕捉事, 旣有傳敎, 則當此草樹茂密之時, 縱難於發軍捕捉, 而豈無尋蹤除去之策乎? 不勤尋蹤, 飾辭塞責, 此雖微事, 我國之虛僞不武, 事事如此, 從可知矣。 一獸尙不能尋捕, 其於南倭、北狄, 旗鼓相對, 望塵失魄, 曳兵而走, 無足怪也。 大將、從事官幷推考。 且養虎遺患, 古人所戒。 而若乘夜出來, 或入市中、閭閻之間, 必致訛言惑衆之弊。 令兵曹, 多定軍士, 更加嚴令, 期於必捕。"
- 【태백산사고본】 114책 21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53면
- 【분류】사법-치안(治安) / 군사-중앙군(中央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