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선조실록 203권, 선조 39년 9월 1일 정묘 5번째기사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당흥 부원군 홍진이 콧병이 심하여 삭직을 청하다

당흥 부원군(唐興府院君) 홍진(洪進)이 차자를 올리기를,

"당흥 부원군 신(臣) 홍진은 아룁니다. 천신(賤臣)은 나이가 이제 66세이고 병이 몸에서 떠나지 않는 데다가 코에 혹이 생겨 모양이 보기 흉한데 세월이 갈수록 더하니 고치지 못할 것을 스스로도 압니다. 접때 발이 아픈 것 때문에 말미를 받아 침을 맞았는데, 어떤 의원이 보고 ‘얼굴의 중병(重病)은 감히 꼭 완치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여 치료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하기에, 신이 그 말을 따라 경락(經絡)에 침을 맞고 혹도 치료하였으나, 깊은 고질병이 되었으므로 의술이 효험이 없었습니다. 코 끝에 구멍이 나서 곪지도 않고 아물지도 않으며 한열(寒熱)이 왕래하여 머리가 아프고 먹는 것이 역하며 여러 가지 나쁜 증세가 한꺼번에 발생하여 원기(元氣)도 나른합니다. 병세가 이러하니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신이 생각하건대, 늙어도 죽지 않고 외람되게 후한 녹을 받고 있고 평생 동안 벼슬했어도 조금도 도운 것이 없는데, 위에서 침을 맞으실 때를 당해서도 문안하는 반열에 끼지 못하게 되었으니 대궐을 바라봄에 몸둘 곳이 없습니다. 신하가 이러하면 장차 어디에 쓰겠습니까. 바라건대 성자(聖慈)께서는 특별히 가엾게 여겨 신의 직명(職名)을 삭제하여 자리만 차지하고 직분을 다하지 못하는 변변치 못한 신하의 경계로 삼게 하시고 또 신으로 하여금 거적에서 병을 앓으며 어리석은 분수를 지키게 하소서. 신은 매우 황공스러운 나머지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처분을 바랍니다."

하니, 【홍진은 사람됨이 키는 다섯 자도 못되나 코는 주먹만큼 커서 당시 보는 사람마다 손뼉을 치면서 웃었는데 마침내 콧병이 나서 출입하지 못하고 폐인이 되었다. 】 답하기를,

"차자의 내용은 살펴보았다. 경(卿)은 편한 마음으로 조리하고 사직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1책 203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256면
  • 【분류】
    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唐興府院君洪進 〔箚曰〕 :

伏以, 滓穢賤臣, 年今六十有六, 疾病不離於身, 加以癭瘤生鼻, 狀貌醜怪, 歲增月加, 自分不治。 頃因足疾, 受由鍼剌, 有一醫, 者見之以爲: ‘面部重病, 雖不敢期於必效, 亦安可諉以無可奈何, 而不爲之治療哉?’ 臣從其言, 施鍼經絡, 又治當處, 而病已深痼, 術未見效。 穴成鼻端, 不濃不合, 寒熱交戰, 頭痛食逆, 諸般惡證, 互見幷作, 而元氣亦薾然矣。 病勢如此, 末由供職。 臣竊伏惟念, 老而不死, 叨竊厚祿, 平生立朝, (緣)〔絲〕 毫無裨, 適値自上受鍼之時, 又將不得廁于問安之列, 瞻望天門, 措躬無地。 有臣如此, 將安用之? 伏願聖慈, 特垂矜悶, 鐫臣職名, 以爲人臣尸位無狀者之戒, 而俾臣病伏藁席, 得安愚分, 臣不勝惶灼之至。 謹昧死以啓。 取進止。 【爲人身長不滿五尺, 鼻大如拳, 時人見之, 必拍手以笑之, 卒爲鼻疾, 杜門病廢。】

答曰: "省箚。 卿宜安心調理。 勿辭。"


  • 【태백산사고본】 111책 203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256면
  • 【분류】
    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