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천생 산성의 축성에 대해 한준겸이 아뢰다
도원수(都元帥) 한준겸(韓浚謙)이 아뢰었다.
"경상도 천생 산성(天生山城)은 영남중도(中道)의 보장(保障)으로 급변이 생기면 반드시 지켜야 할 곳인데, 모든 경기(經紀)와 규획(規劃)을 반드시 특별히 조처한 뒤에야 성공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당초 이웃 고을을 떼어 붙여 부(府)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조정에 계품하였는데, 도내(道內)의 물정(物情)은, 군위현(軍威縣) 전체를 인동(仁同)에 합병시켜 대부(大府)로 승격시킴으로써 방비의 형세를 웅장하게 하고 또 읍쉬(邑倅)로 하여금 조방장(助防將)을 겸하게 하여 권한을 중하게 하여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신이 도 순찰사(都巡察使) 이시언(李時彦)과 더불어 상의하니 ‘백성이 모이고 흩어지는 것은 부역(賦役)의 경중에 달려 있고 땅의 대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인동으로 하여금 완전히 회복되는 혜택을 입게 한다면 지역을 더 넓히지 않더라도 많은 백성들이 저절로 모여들어 읍이 충실해질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러니 합병하는 일은 우선 후일을 기다리고, 먼저 본도(本道)의 크고 작은 요역(徭役)을 모두 견감해주어 백성을 모으는 근기(根基)로 삼고, 또 해조의 공사(公事)대로 공천(公賤) 수십 명을 떼어 주어 사환(使喚)에 충당하게 하며, 읍호를 승격하고 조방장의 칭호를 그대로 겸하게 하여 그의 절제권을 약간 중하게 하면 축성(築城)하는 역사는 이웃 고을의 백성이라도 때에 따라 조용(調用)할 수 있습니다. 당장 조처해야 할 일은 이런 것들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105책 189권 9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88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군사(軍事) / 재정-역(役)
○都元帥韓浚謙啓: "慶尙道 天生山城, 旣爲嶺南中道之保障, 而緩急, 當爲必守之所, 則凡所經紀規畫, 必須別樣措處, 然後可期成就。 當初有以割屬旁邑, 陞號爲府之意, 啓稟于朝, 而道內物情, 請以軍威一縣, 合倂于仁同, 而(陛)〔陞〕 爲大府, 以壯控扼之勢, 且使邑倅, 兼爲助防將, 以重事權。 臣與都巡察使李時彦參商, 則民之聚散, 只在賦役之輕重, 不在壤地之大小。 如使仁同, 得蒙完復實惠, 則地不加闢, 而民自廣集, 邑有完實之勢。 合倂一事, 姑待後日, 先將本道大小徭役, 一切蠲減, 以爲聚民根基, 而且依該曹公事, 移給公賤數三十口, 以充使喚, 陞其邑號, 仍兼助防將之號, 稍重其節制事權, 則築城之役, 雖在隣邑之民, 亦可以時調用。 目前區處, 無過於此。"
- 【태백산사고본】 105책 189권 9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88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군사(軍事) / 재정-역(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