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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74권, 선조 37년 5월 15일 을축 3번째기사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영의정 이항복의 여섯 번째 정사에 본직을 체면한다고 유시하다

영의정 이항복(李恒福)의 여섯 번째 정사(呈辭)를 입계하니, 정원에 전교하였다.

"이렇게 사직하니 본직(本職)을 체면(遞免)한다고 영상에게 유시하라."

사신은 논한다. 이항복은 임금의 은혜를 받은 것이 많았고 임금의 녹을 먹은 것이 오래였는데도 위급하여 존망이 경각에 달린 때에 보답할 계책을 도모할 것을 생각하지 않고 번거롭게 정고(呈告)만 하면서 오히려 빨리 떠나지 못할까 염려하여 기필코 체면되어 자신의 뜻을 이루었으니, 자신을 위한 계책은 잘 되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국가의 일은 어찌 되겠는가. 박절함이 또한 너무도 심하다. 아, 옛적의 대신들은 국가와 휴척(休戚)을 같이 하고 사직(社稷)의 안위를 책임졌으며, 자신의 성패(成敗)와 사생(死生)은 돌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의 대신들은 국가의 일을 길가는 사람처럼 여길 뿐만이 아니니, 뒷날 국사가 뒤흔들려 진정할 수 없게 된다면 감히 집에 있었기 때문에 모른다고 할 수 있겠는가.


  • 【태백산사고본】 99책 17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10면
  • 【분류】
    정론(政論) / 인사(人事) / 역사-사학(史學)

    ○領議政李恒福六度呈辭入啓。 傳于政院曰: "卿如是辭之, 免遞本職。 諭于領相。"

    【史臣曰: "李恒福受君之恩, 不爲不多; 食君之祿, 不爲不久, 而當危急存亡之日, 不思所以圖報之計, 紛紛呈告, 猶恐其去之不速, 必至遞免, 以遂其志。 自爲計則得矣, 奈國事何? 其迫切亦已甚矣。 嗚呼! 古之大臣, 同國家休戚, 任社稷安危, 成敗死生, 猶不暇恤。 今之大臣, 視國事不啻若路人焉。 異日震撼擊撞之不能鎭定, 則其敢曰在家不知也耶?"】


    • 【태백산사고본】 99책 17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10면
    • 【분류】
      정론(政論) / 인사(人事)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