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감사 이홍로의가 민폐를 자행하는 진원 현감의 파직을 청하다
전라 감사 이홍로(李弘老)가 치계(馳啓)하였다.
"전주부(全州府)의 첩정(牒呈)에 ‘지난 6월 30일 운무(雲霧)가 사방에 끼면서 천둥 번개에 바람을 동반하여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가 뽑히며 비와 우박이 함께 내렸는데 큰 것은 새알 같고 작은 것은 개암만하였다. 올곡식 및 목화밭 그루 갈이의 각종 곡식이 많이 상하였다.’고 하니, 그 변괴가 비상합니다.
진원 현감(珍原縣監) 한영(韓瀛)은 도임한 지 얼마 안 되어 온 경내가 원망하면서 겨우 돌아와 모인 백성들이 거의 다 흩어졌습니다. 이러한 소문이 떠들썩하여 신이 도사(都事) 신지제(申之悌)로 하여금 촌락을 암행하며 정사의 실적을 탐지하게 한 결과, 울부짖으며 탄식하는 소리가 참혹하여 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진원은 매우 잔폐한 고을인데 또 병화(兵火)의 참혹함을 겪었으므로 전토는 1백 결에 지나지 않고 백성은 1백 호에 차지 못합니다. 한영은 연소한 사람으로 자목(字牧)의 임무를 받아 백성을 무마 안집할 계책은 생각지 않고 오직 한없는 욕심만 부릴 줄 아니 극히 통분합니다. 속히 파직시키고 각별히 청렴하고 자상한 사람으로 택차(擇差)하소서."
- 【태백산사고본】 77책 127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102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人事) / 사법-탄핵(彈劾) / 농업-농작(農作) / 과학-천기(天氣)
○全羅監司李弘老馳啓曰: "全州府牒呈, 去六月三十日, 雲霧四塞, 大雷電以風, 捲屋拔木, 雨雹交下, 大如鳥卵, 小如榛子, 早穀及木花田, 根耕各穀, 多致損傷, 變異非常。 珍原縣監韓瀛, 到任未久, 闔境怨咨, 甫集之民, 幾盡流散, 所聞喧騰。 臣令都事申之悌, 潛行村落, 探其政迹, 則其嗷嗷愁歎之聲, 慘不忍聞。 珍原, 以至殘之邑, 又經兵燹之慘, 田不過百結, 民不滿百家, 而韓瀛以年少之人, 受字牧之任, 不思撫摩安集之責, 唯知縱欲之無厭, 極爲痛憤。 斯速罷黜, 以廉謹慈祥之人, 各別擇差。"
- 【태백산사고본】 77책 127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102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人事) / 사법-탄핵(彈劾) / 농업-농작(農作) / 과학-천기(天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