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제독이 이순신의 후임에 관한 게첩을 보내다
진 제독(陳提督)이 【진인(陳璘). 】 게첩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적추 소서행장이, 주사가 노량(露梁) 앞바다에서 격전할 때를 틈타 종적을 감추고 도망치기에 깃발을 돌려 추격하였으나 이미 대양으로 멀리 떠나 잡지 못하였으니 매우 한스럽습니다. 병사를 정돈하고 남해로 진격하여 21일 4경에 적의 소굴에 이르니 적의 배는 텅 비어있고 성 위에만 불빛이 있었는데, 잠시 후에 곧 꺼졌습니다. 새벽녘에 적의 소굴에 올라가 보니 적들이 밤사이에 뒷산으로 도망쳤는데 말똥이 아직 따스한 것으로 보아 조금 전에 떠났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쌀·기장·콩·조 등의 곡식을 물가에 운반해 놓고 싣고 가지 못한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대략 몇 만 석쯤 되었고, 크고 작은 총포 및 화약 등의 무기와 일용품까지도 없는 것이 없었으며, 소와 말 등 가축들도 많았습니다. 우선 잠시 안정을 되찾은 뒤에 군사를 풀어 산속에 들여보내 한 명의 적도 남김없이 잡아 전공(戰功)을 크게 빛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순신(李舜臣)의 자리가 비어 있으니 속히 다른 관원을 임명하여 기대하는 마음을 풀어주소서."
- 【태백산사고본】 67책 10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538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명(明) / 외교-왜(倭)
○陳提督 【璘】 揭帖曰:
行酋伺舟師鏖戰于露梁, 潛踪奔遁, 反旆追之, 則已漂洋去矣, 不能無餘恨也。 整兵進擊南海, 二十一日四更, 薄巢賊, 船已空, 唯城上猶有火光, 良久旋滅。 此曉登巢, 賊從後山宵遁, 而馬糞尙煖, 始知去而未久耳。 米、梁、菽、粟, 搬頓水涯, 不能裝載者, 委積如山, 大約萬數, 大小銃砲、火藥、兵械與日用之具, 無一不有, 牛馬牲畜亦衆。 姑竢稍定, 當發師徒, 入山搜捕, 使一喙不留, 用光京觀也。 李舜臣員缺, 亟望簡命, 用紓引領。
- 【태백산사고본】 67책 10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538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명(明)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