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 91권, 선조 30년 8월 12일 경오 4번째기사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임금이 축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하다
상이 일렀다.
"도독이 축성한다는 것을 경들은 믿는가?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이것이 과연 우리 나라를 위한 일인가? 저들이 내성을 축조한 뒤에 문득 지킬 수 없다고 생각이 들면 또한 외성을 쌓아야 지킬 수 있다고 할 것이니, 지혜로운 일인가 지혜롭지 못한 일인가? 만약 그와 같은 말이 진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는 식견이 없는 한낱 졸렬한 장수일 뿐이니, 어떻게 적군을 방어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는 우리를 속이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아마도 칙서(勅書) 내용 중에 축성하라는 명령이 있기 때문에 우선 이런 방법으로나마 책임을 이행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저들이 호족(胡族)을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어떻게 왜적을 막을 수 있겠는가. 만약 호족과 같이 왜적을 본다면 어찌 위험하지 않겠는가. 축성에 대해서 늦게 하거나 빨리 하거나 하는 대로 놔둬야 할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58책 91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277면
- 【분류】군사-관방(關防)
○上曰: "都督之築城, 卿等信之乎? 良可笑也。 此乃所以爲我國也? 彼旣築內城, 旋以爲不可守, 又築外城, 有若可守者, 是智者耶? 不智者耶? 如果出於眞心, 則是中無所見, 一庸將也, 寧有禦敵之理乎? 不然, 是不過誑我之術。 蓋彼勑書內有築城之責, 故姑以此塞責, 有若施措者然耳。 且彼只知防胡, 寧知禦倭? 以胡視之, 豈不危哉? 告之遲速, 則當任所爲。"
- 【태백산사고본】 58책 91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277면
- 【분류】군사-관방(關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