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독 마귀를 접견하고 그의 한강 방어 계획을 확인하다
상이 남별궁에 행행하여 마 도독을 접견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흉적의 계책은 예측하기 어려운데 대인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하니, 도독이 말하기를,
"달자(㺚子)라면 그들의 정상을 상세히 알고 있어 예측할 수 있지만 왜자(倭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적세가 저렇게 급한데 우리 나라는 병력이 미약하니 대인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하니, 도독이 말하기를,
"귀국의 사정은 우리 나라와는 다릅니다. 우리 나라에는 성도 있고 병졸과 식량도 있으니 적병이 적으면 나가서 싸우고 적병이 많으면 들어가서 지킬 수 있어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지키면 반드시 견고하게 수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귀국은 그렇지 못하여 성도 없고 군사도 없으며 식량마저 없으니, 비록 지혜로운 자가 있더라도 계책을 잘 활용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큰 강이 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대인께서는 파수할 뜻이 없습니까?"
하니, 도독이 말하기를,
"평지라도 지켜야 하는데 하물며 이와 같은 천연의 요새지를 지키지 않겠습니까. 한강뿐 아니라 상류까지도 지키려 합니다."
하였다. 상이 절하여 사례하기를 청하자 도독이 읍(揖)만 행하자고 하여, 마침내 읍을 하고 파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8책 91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277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軍事)
○上幸南別宮, 接見麻都督。 上曰: "賊謀難測, 於大人所料, 未知何如。" 都督曰: "㺚子則備知其情形, 可以料得, 而倭子則未嘗(嘗)知。" 上曰: "賊勢如彼其急, 而小邦兵力單弱, 大人成算, 未知何居。" 都督曰: "貴國之事, 與中朝異。 中朝則有城有兵及糧, 賊寡則出戰, 賊衆則入守, 故戰必克, 守必固, 而貴國則不然, 無城、無兵、無糧, 雖有智者, 不能善其策矣。" 上曰: "長江在前, 大人無把守之意歟?" 都督曰: "平地猶可防守, 況此天塹乎? 非徒漢江, 上流亦欲守之耳。" 上請拜以辭, 都督曰: "只可作揖。" 遂揖而罷。
- 【태백산사고본】 58책 91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27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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