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포수 및 살수의 파견과 강화부의 방비 강화에 대해 논하다
비변사가 아뢰었다.
"왕의 말씀이 한 번 나오면 사방의 사람들이 모두 경청하게 됩니다. 저번에 상께서 ‘중국 장수를 따라 전진하겠다.’는 하교를 내리시자 중외(中外)의 인심이 감격하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상께서 몸소 속오 군졸(束伍軍卒)을 검열하여 중국 장수를 따라 전진한다는 거조(擧措)를 보여 주셔서 군정(軍情)을 격동시키시고, 만약 백성에게 견디기 어려운 질고가 있으면 역시 속히 제거하여 민심을 굳게 단결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포수와 살수를 선발하여 보내려는 의도는 참으로 범연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적의 모략은 헤아릴 수 없으니 성동 격서(聲東擊西)할 근심도 없지 않을 것인데, 서울에 있는 소수의 군졸마저 경솔하게 내려 보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선 훈련 도감 및 병조로 하여금 미리 단속을 하고 사태를 관망하면서 조처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강화부(江華府)는 형세상 중요한 곳이니, 수사(水使)로 하여금 유진(留鎭)토록 한 것은 참으로 적절한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수사가 현재 머물러 있는 곳은 해로(海路)의 전면(前面)이니 이곳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계사(啓辭)의 내용을 순찰사에게 이문(移文)하여 지휘하고 조처해서 해로를 방비하는 계책을 세우도록 하소서. 대체로 강화는 서울로 들어오는 해로의 문호이니 강화를 방비하려면 당연히 주사(舟師)를 이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 이사명(李思命)에게 전담시켜서 각 진보(鎭堡)의 장수들을 독려하여 배를 정비하고 해도(海道)를 순찰하며 수전(水戰)을 연습시키게 하는 한편, 선박 후미에 각각 대포와 기계를 설비하여 일제히 정돈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58책 91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272면
- 【분류】외교-명(明) / 군사(軍事)
○備邊司啓曰: "王言一出, 四方咸聽。 頃日自上有隨天將前進之敎, 中外人心, 莫不感動。 自上當親自點閱束伍軍卒, 以示隨天將前進之擧措, 以激軍情, 如有民生之疾苦, 亦卽除去, 固結民心可矣。 砲、殺手抄送之意, 固非偶然。 但賊謀叵測, 不無聲東擊西之患。 京城數少之軍, 不可容易下送。 姑令訓鍊都監及兵曹, 預爲團束, 觀勢處之爲當。 江華爲府, 形勢所在, 令水使留鎭, 誠爲得計。 但水使時留之處, 乃是海路前面, 不可捨此而移他。 以啓辭之意, 移文巡察, 指揮措置, 以爲防備海路之計。 大抵江華, 爲京都海路門戶, 而防備江華, 當用舟師。 此則專責水使李思命, 督率各鎭堡將, 整備船隻, 巡閱海道, 敎習水戰, 且於船尾上, 各備大砲、器械, 一齊整勑爲當。"
- 【태백산사고본】 58책 91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272면
- 【분류】외교-명(明)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