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반사 행 호군 황신이 왜의 통신사 요구와 철군 등에 관해 치계하다
접반사 행 호군(行護軍) 황신(黃愼)이 치계(馳啓)하였다.
"그날 평조신(平調信)이 요시라(要時羅)를 시켜 신에게 말하기를 ‘양 노야(楊老爺)194) 가 박 통관(朴通官)195) 을 보내어 국왕을 면대하여 아뢰려 한다 하니, 요사이의 곡절을 상세히 아뢰고 빨리 통신사(通信使)가 내려오도록 청하는 것이 좋겠다. 명조(明朝)는 길이 매우 멀어서 새 정사(正使)가 나오는 것이 늦더라도 형세가 그럴 수밖에 없겠으나 조선은 길이 매우 가까운데도 아직까지 분명한 결정이 없으니, 모든 왜인이 매우 답답하게 여긴다. 소서행장(小西行長)이 나에게 책망하기를 「네가 조선과 화의하는 일을 맡았는데 이제까지 통신사(通信使)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겠으니, 무슨 까닭에서인가?」 하니, 나도 매우 괴롭다. 관백(關白)이 전에 죽도(竹島) 등의 제진(諸陣)을 철수하게 하였으나, 죽도의 주장(主將)은 또한 조선과 화의하는 일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지레 철수할 수 없다고 한다. 어제 부장(副將) 풍무수(豊茂守)를 위임해 보내어 이곳에 와서 철수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두루 설명하였는데, 행장이 이미 아직은 머물러 있을 것을 허락하였고, 평의지(平義智)도 먼저 대마(對馬)에 가려 하였으나 이 때문에 갈 생각을 결정하지 못하는데, 통신사가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 떠나갈 것이다.’ 하였습니다. 또 부사(副使)가 박의검에게 분부하여 면대하여 사정을 아뢰게 하였으므로, 이곳의 사후(伺候)도 긴요하나 어쩔 수 없이 올려보냅니다."
- 【태백산사고본】 46책 75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713면
- 【분류】외교-왜(倭)
○接伴使行護軍黃愼馳啓: "當日平調信, 使要時羅, 言於臣曰: ‘聞, 楊老爺欲遣朴通官, 面啓國王云。 須令詳陳此間曲折, 速請通信使下來, 幸甚。 天朝, 則道路甚遠, 新正使出來雖遲, 勢所使然; 朝鮮, 則程途甚近, 而迄無黑白, 大小倭人等群情甚鬱。 行長責調信曰: 「汝管朝鮮和事, 而至今不見信使之來, 何也?」 調信亦不耐煩矣。 關白曾令竹島等諸陣撤回, 而竹島主將, 亦以朝鮮和事未完, 不可徑撤云。 昨日, 委遣副將豐茂守來此, 歷陳不可撤之意, 行長已許姑留矣。 平義智亦欲先往對馬, 而以此行計未決, 倘聞通信使下來的奇, 則當卽發去。 云云。 且副天使分付朴義儉, 使之面啓事情, 故此處伺候亦緊, 而不得已上送矣。"
- 【태백산사고본】 46책 75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7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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