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사 정구가 강원도 평창과 정선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음을 보고하다
강원도 평창(平昌)에 1월 23일 신시(申時)에 우레와 같은 지진이 일어나 집이 흔들리다가 한참 후에 그쳤는데, 정선(旌善) 땅에도 역시 이날 지진이 일어나 서쪽으로부터 동쪽을 향하여 울리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하였고 지붕의 기왓장이 흔들려 거의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다가 조금 후에 그쳤다. 이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 정신을 잃었는데 경내가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 비상한 변괴를 관찰사 정구(鄭逑)가 계문(啓聞)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변괴가 일어나는 것은 모두가 인사의 잘못에서 말미암는다. 어찌 부질없이 재이(災異)를 지어 사람에게 보이겠는가. 만약 몸가짐을 신중히 하여 행실을 닦고, 마음가짐을 공순히 하면서 조심한다면 재앙도 물리칠 수 있고 이변(異變)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강한 적이 요새를 점거하고 있어 난은 평정되지 않았는데, 와신(臥薪)의 일념은 점점 처음과 같지 않아 아예 복수할 생각은 잊은 채 버려 두고 오직 화의만을 주장하니, 오늘날의 이변은 이상할 것이 없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72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652면
- 【분류】과학-지학(地學) / 역사-사학(史學)
○辛酉/江原道 平昌地, 正月二十三日申時, 地震如雷, 屋宇震動, 良久而止; 旌善地, 亦於是日地震, 自西向東, 竽籟之聲動天, 屋瓦掀覆, 幾至頹落, 小頃而止。 人皆驚惑失措, 境內皆然。 變怪非常, 觀察使鄭逑啓聞。
【史臣曰: "變異之作, 莫不由於人事之乖忒。 夫豈嘗妄出災異, 以示於人哉? 如或側身而修行; 嚴恭而寅畏, 則災可攘而異可弭矣。 目今强寇負隅, 亂靡有定, 而臥薪之念, 漸不知初, 復讐之擧, 置之相忘, 惟和議是主, 無惑乎今日之有異也。 噫!"】
- 【태백산사고본】 44책 72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652면
- 【분류】과학-지학(地學)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