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이순신과 원균의 불화에 대한 처리에 관하여 아뢰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이순신(李舜臣)과 원균(元均)은 본래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헐뜯고 있습니다. 만일 율로 다스린다면 마땅히 둘을 다 죄주어 내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순신은 왜변 초에 병선(兵船)을 모아 적의 진로를 차단하여 참괵(斬馘)을 바친 공로가 많았고, 원균의 경우는 당초 이순신과 협력하여 역시 적의 선봉을 꺾는 성과를 올렸으니, 이 두 사람의 충성과 공로는 모두 가상합니다. 위에서 특별히 잘 화합시켜 진정시킬 수 있는 대책을 생각하시어 급히 선전관을 보내 하서하여 국가의 위급을 우선으로 돌보라고 권하면서 마치 한 광무(漢光武)가 가복(賈復)과 구순(寇恂)에게 하듯444) 하신다면, 저 두 사람 또한 전혀 양심이 없지 않을 것이니 어찌 감격한 마음으로 성상의 명령을 공경히 받들어서 옛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각오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성상의 뜻을 몸받지 않고 끝까지 깨닫지 못한 채 그전의 잘못을 영영 고집한다면, 그때에는 자연 나라의 법이 그들을 처리할 것입니다. 혹자는 말하기를 ‘두 사람은 틈이 벌어질 대로 벌어졌으니, 원균을 체차(遞差)하여 그들의 분쟁을 지식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겠습니까?"
하니, 답하기를,
"나의 생각에는 이순신은 대장으로서 하는 짓이 잘못된 것 같으니, 그중 한 사람을 체직시키지 않을 수 없다. 혹 이순신을 체차할 경우는 원균으로 통제사를 삼을 수 있거니와, 혹 원균을 체차할 경우는 다른 사람을 차출해야 할 것이니, 참작해서 시행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33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405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
- [註 444]가복(賈復)과 구순(寇恂)에게 하듯 :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장수끼리 대의(大義)를 들어 화해를 시킴. 가복(賈復)과 구순(寇恂)은 서로 감정이 있었으나 광무제(光武帝)가 "천하가 아직 안정되지 못했는데 두 범이 서로 다투면 되겠는가." 하여 서로 화해를 시켜서 절친하게 되었음. 《후한서(後漢書)》 권16 구순전(寇恂傳).
○備邊司啓曰: "李舜臣、元均, 素不相能, 互相詆訐。 若繩之以律, 則所當兩罪而竝斥。 第舜臣則當變初, 收聚兵船, 遮遏賊路, 多有斬(䤋)〔馘〕 之獻; 元均則初與舜臣協力, 亦有摧陷先鋒之効。 二人忠勞, 俱足嘉尙。 自上特念調制鎭定之策, 急遣宣傳官下書, 責之以先國家之急, 若漢 光武之於賈復、寇恂, 則彼二人者, 亦非全無心肝, 寧不爲感激欽承, 棄其舊而新是圖乎? 若不體聖意, 執迷不悟, 猶遂前非, 則自有邦憲。 或以爲: ‘兩人嫌隙已成, 可遞元均, 以息其爭。’ 何以處之?" 答曰: "予意李舜臣以大將所爲, 似誤一人, 似不可不遞。 或李舜臣遞差, 以元均爲統制使; 或元均遞差, 差出他人。 參酌施行。"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33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405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