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란자, 도망친 장수나 정탐에 실패한 장수 등의 처벌을 명하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적이 진주를 침범하였으니 전라도는 마땅히 엄하게 경계하여 적변(賊變)에 대비해야 하는데도 복병장(伏兵將)이 먼저 도망하고, 연해(沿海)의 수령들은 서로 전통(傳通)까지 하며 창고의 곡식을 흩어 무지한 난민(亂民)들로 하여금 왜놈의 형상으로 꾸며 분탕과 노략질을 하게 하였으니 통분하기 그지없습니다. 처음 작란을 주도한 자를 잡아다가 효수하소서. 그 자는 바로 각 고을로 관문(關文)을 보내어 인심을 경동(驚動)시킨 자입니다. 수령 복병장 왕경조(王景祚) 등은 적의 모습을 보기도 전에 먼저 도망하였으니 군령(軍令)에 따라 시행함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정탐을 하는 것은 적의 정세를 자세히 알고자 함인데 지금 우리 백성을 적병이라 하였으니, 이는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서 자세히 살피지 않고 멀리서 연기만 바라보고 왔기 때문입니다. 매우 통탄할 일이니, 정탐한 사람들을 일일이 적발하여 그 중에 괘오(詿誤)330) 가 더욱 심한 자는 율에 따라 시행할 뜻으로 도원수에게 하유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처음으로 난을 주도한 자뿐만 아니라 이 밖에 죄가 중한 자들도 일일이 잡아다가 참수(斬首)할 뜻을 하서(下書)에 첨가하라. 중국에서 용렬한 장군이라 하는 것은 순찰사 이빈(李薲) 이하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다. 정탐도 제대로 못하는데 그런 장군을 어디에 쓰겠는가. 경중에 따라 결장(決杖)할 뜻도 하서에 첨가해 넣어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40권 60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54면
- 【분류】사법-치안(治安) / 군사-군정(軍政) / 군사-관방(關防) / 외교-왜(倭)
- [註 330]괘오(詿誤) : 거짓 보고로 일을 그르침.
○備邊司啓曰: "賊犯晋州, 全羅一道, 所當戒嚴待變, 而伏兵之將, 先自遁潰; 沿海守令, 至相傳通, 破散倉穀, 使無知亂民, 扮作倭形, 焚蕩刦掠, 極爲痛憤。 首倡作亂之人, 跟捕梟斬。 所謂傳關各邑, 驚動人心, 守令伏兵將王京祚等, 不見賊形, 先自退遁。 竝依軍令施行宜當。 且偵探等事, 欲細知彼賊情勢, 而今者謂我民爲賊兵, 則必不爲前往, 遠望烟氣而來故也。 尤爲痛甚。 體探之人, 一一摘發, 尤甚詿誤者, 依律施行之意, 下諭于都元帥。" 答曰: "非徒首倡之人, 此外如有罪重者, 一一捕斬之意, 添書于下書。 中朝所謂庸才劣將, 指巡察使李薲以下言之。 體探尙不能爲, 焉用彼將哉! 從輕重決杖之意, 亦爲添入。"
- 【태백산사고본】 22책 40권 60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54면
- 【분류】사법-치안(治安) / 군사-군정(軍政) / 군사-관방(關防)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