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부승지 황우한이 하삼도 병·수사를 선발한 비변사의 밀계를 아뢰다
좌부승지 황우한(黃佑漢)이 비변사의 밀계로써 아뢰기를,
"전번에 하삼도(下三道)의 병·수사(兵水使)를 잘 선택하라는 전교를 받고 신들이 상의한 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약간 명에 이르기에 즉시 계달(啓達)합니다. 그중에 조대곤(曺大坤)·장의현(張義賢) 등은 이미 논박을 받아 체직되었으며, 경상 우수사 윤사흠(尹思欽)도 재주가 용렬하니 아울러 체직하소서. 병·수사에 적합한 사람으로는 서득운(徐得運)·이옥(李沃)·이빈(李薲)·이혼(李渾)·신할(申硈)·이경(李景)·조경(趙儆) 등을 대강 서계(書啓)합니다. 조치(措置)와 주획(籌畫) 등의 사목(事目)은 천천히 헤아려 서계하였습니다.
요충(要衝)이 되는 고을에 호(濠)를 파는 일과 방어사(防禦使)나 조방장(助防將) 중에 가합한 사람을 골라서 큰 고을의 수령으로 차견(差遣)할 것을 전교하였는데, 남방 연해(沿海)에 적로(賊路)의 요충이 되는 열읍(列邑)이 매우 많고 염려되는 기미가 바로 조석(朝夕)에 있으니 성(城)을 쌓고 호(濠)를 파는 모든 방어 도구를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흉년에 굶주린 백성을 조발(調發)한다는 것은 지극히 염려되는 일이니 본도의 감사로 하여금 요해처(要害處)가 되는 고을 중에 더욱 허술한 데를 자세히 심사 개록(開錄)하여 계문(啓聞)한 뒤에 다시 의논하여 시행하소서. 또 큰 고을의 수령을 체차(遞差)하는 데는 방어사나 조방장 중에 가합한 사람을 골라 차견(差遣)하는 것이 지당합니다. 다만 낱낱이 적출(摘出)해내는데 매우 시끄러울 것이니, 나주 목사(羅州牧使) 윤우신(尹又新)부터 먼저 체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서득운을 전라 병사로, 이혼을 우수사로, 신할을 경상 좌수사로, 조경을 제주 목사로 삼고자 한다. 이옥과 이경은 본처(本處)를 고수해야 하고 이빈은 범한 죄가 가볍지 않으니 경솔히 수용(收用)할 수 없다. 또 이경록(李慶祿)·이순신(李舜臣) 등도 채용하려 하니, 아울러 참작해서 의계(議啓)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23권 7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59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인사-임면(任免) / 외교-왜(倭)
○癸酉/左副承旨黃佑漢, 以備邊司秘密啓曰: "頃承下三道兵、水使極擇之敎, 臣等商議不合者若干人, 卽當啓遞。 而其中曹大坤ㆍ張義賢等, 已被論遞, 慶尙右水使尹思欽才劣, 竝遞。 兵、水使可合者, 徐得運、李沃、李薲、李渾、申硈、李景、趙儆等略爲書啓。 若措置籌畫事目, 當從容料理書啓矣。 要衝之邑鑿壕事, 防禦使ㆍ助防將可當者, 大邑守令差遣事傳敎矣, 南方沿海賊路要衝列邑, 不爲不多, 可虞之機, 政在朝夕, 以築城鑿壕, 凡百備禦之具, 不可少緩。 而當此凶年, 調發飢民, 至爲可慮, 令本道監司, 審其要害之邑, 尤甚疎虞者, 開錄啓聞後, 更議施行。 且大邑守令遞差, 以防禦使、助防將可當人差遣至當。 但一一摘出紛擾, 羅州牧使尹又新, 爲先遞差, 何如?" 傳曰: "依啓。 欲以徐得運爲全羅兵使, 李渾爲右水使, 申硈爲慶尙左水使, 趙儆爲濟州牧使。 若李沃、李景, 則當固守本處, 李薲則罪犯非輕, 不可輕而收敍。 又如李慶祿ㆍ李舜臣者欲用之, 竝參酌議啓。"
- 【태백산사고본】 12책 23권 7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59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인사-임면(任免)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