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과 비변사가 진·포의 판옥선과 경강의 판옥선에 대해 아뢰다
대신과 비변사가 함께 의논드리기를,
"각처 진·포(鎭浦)의 판옥선(板屋船)은, 처음 설치할 때 그 수효가 많았는데 그 뒤에 점차 줄여 지금은 맹선(艋船)을 약제(略除)하고 판옥선으로 《대전(大典)》에 기재된 맹선의 수효를 채우고 있습니다. 또한 옛날에는 적왜(賊倭)가 다 평선(平船)을 타고 왔으므로 우리 나라에서도 평선을 사용하여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적왜가 다 판옥선을 이용하고 있으니 부득이 판옥선을 사용해야 서로 맞설 수 있으므로 더할 수도 줄일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다만 《대전》에 기재되지 않은 각처의 판옥선은 민력이 많이 소요되고 폐단 또한 적지 않아서 그 중에 신·구의 것을 분별하고 다시 수효를 줄였는데, 지금 줄인 각처 선척의 수효를 서계하겠습니다.
또한 경강(京江)의 판옥선을 여러 차례 줄여서 지금 15척이 되는데, 수리하고 개조하는 즈음에 그 폐단이 몹시 많으므로 의논하는 이들 중에, 개수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그 말도 자못 이치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전조(前朝)의 일을 미루어 본다면, 적변을 예기할 수 없고 또 예비 기구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이상, 경솔히 철수시킬 수 없습니다. 경연관이 아뢴 대로 현존한 15척만 보존해 두고 나머지는 더 설비하지 마소서."
하니, 알았다고 전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0책 32권 34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73면
- 【분류】군사-군기(軍器) / 외교-왜(倭) / 교통-수운(水運)
○大臣備邊司同議啓曰: "各鎭浦板屋船, 當初設立之時, 厥數果多。 其後漸次減省, 而今則略除艋船, 以板屋船, 充大典艋船之數。 且古昔賊倭之來, 皆乘平船, 故我國亦以平船制勝。 今則賊倭, 皆乘屋船, 不得已用板屋船, 然後可以相敵, 今不可加減。 但於大典所無各官板屋船, 則多用民力, 而弊亦不貲。 其中殘盛分揀, 更加量減, 今將減下各官船隻之數, 書啓矣。 且京江板屋, 累次減除, 今存十五隻, 而修補改備之際, 其弊極多。 議者或以爲不須改備, 其言亦頗有理。 然以前朝之事見之, 則賊變不可預期備豫之具, 旣已設立, 今不可輕易輟備。 依經筵官所啓, 只存見在十五隻, 其餘勿更加備。" 傳曰: "知道。"
- 【태백산사고본】 20책 32권 34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73면
- 【분류】군사-군기(軍器) / 외교-왜(倭) / 교통-수운(水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