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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1권, 명종 즉위년 7월 7일 정묘 1번째기사 1545년 명 가정(嘉靖) 24년

영의정 윤인경과 좌의정 유관이 대상을 당해 삼전에 문안하다

【인종(仁宗) 원년인 이달 1일에 인종이 훙(薨)하였고, 6일(병인)에 명종이 즉위하였다.】

영의정 윤인경(尹仁鏡)과 좌의정 유관(柳灌)이 삼전(三殿) 【대전(大殿)·대왕 대비전(大王大妃殿)·왕대비전(王大妃殿)임. 새로 대상(大喪)을 당하였기 때문에 문안드린 것이다.】 에 문안하니, 대왕 대비가 답하였다.

"미망인이 박덕하고 박복하여 거듭 큰 변고를 당하니 다만 통곡할 따름이다. 이제 주상이 어린 나이로 보위(寶位)를 계승하였으니 국가의 대사를 오로지 대신만 믿는 바이다. 또 지난날 근거없는 낭설을 유포하는 무리들이 사특한 말을 조작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려 하였으므로 지금까지도 인심이 의구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시 이런 사특한 말을 하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엄히 다스릴 것이다. 그러나 이왕의 낭설에 대해서는 위에서 털끝만한 사심(私心)도 없으므로 이를 다 탕척하고 힘써 인심을 안정시켜 조정을 편안하게 하려고 하니, 대신들도 의당 이 뜻을 알아서 인심을 진정시키고 충성을 다하여 나라를 돕도록 하라."

사신은 논한다. 가령 하늘이 인종을 오래 살게 하였다면 비록 대소윤(大小尹)이란 설(說)이 있다 하더라도 【대윤(大尹)은 윤임(尹任)을 가리키고, 소윤(小尹)은 윤원로(尹元老) 형제를 가리킨다. 윤임은 곧 장경 왕후(章敬王后)의 아우이고 윤원로와 윤원형(尹元衡)은 대왕 대비의 아우이다.】 절로 봄눈 녹듯 했을 것이고, 하늘이 명종에게 어진 보필을 주었다면 대소윤 사이에 틈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한 화단(禍端)이 해소되어 난이 그치게 되었을 것이다. 모후(母后)가 어린 임금을 옹립(擁立)하여 국가의 형세가 매우 위태로운 때에 유관(柳灌)이 대신으로서 국권을 담당하였는데 그는 충직함은 남음이 있지만 지식이 부족한 탓으로 대소윤을 모두 파출하여 국난(國難)을 풀게할 줄은 모르고 유독 윤원로를 다스리는 데만 급급하였으므로 그 자취가 흡사 대윤을 방조하고 소윤을 공격하는 것 같이 되었다. 그래서 대비가 더욱 진노(震怒)하게 되었고 윤원형의 무리도 구실을 얻게 되어 공적인 명분을 가탁하여 사적인 원한을 갚기 위해 살육과 찬적(竄謫)을 마구 자행하여 하늘이 행할 직분을 더럽혔으므로 그 재앙이 수십 년에 이르도록 그치지 않았던 것이다. 예로부터 외척들이 권세를 다투어 서로 도모할 경우 국사를 크게 그르치는데 이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모후의 마음으로는 비록 사사로운 마음을 다 씻어버리고 조정을 안정시키려고 한들 누구와 더불어 탕척할 것이며, 비록 대신들에게 충성을 다해 나라를 돕기를 힘입으려 한들 누구에게 의뢰하겠는가? 아, 마음 아픈 일이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1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265면
  • 【분류】
    왕실(王室) / 정론(政論) / 변란(變亂) / 역사-사학(史學)

    ○丁卯/ 【大明 嘉靖二十四年。 仁宗元年。 是月初一日仁宗薨, 初六日丙寅, 明宗卽位。】 領議政尹仁鏡、左議政柳灌問安于三殿。 【大殿、大王大妃殿、大妃殿也。 新遭大喪, 故問安。】 大王大妃答曰: "未亡人薄德薄福, 再逢大變, 但痛哭而已。 今者幼沖嗣位, 凡國家大事, 專恃大臣。 且往者浮言之輩, 造爲邪言, 欲亂國家, 到今人心, 不無疑懼。 若復有邪言者, 則當痛治, 而已往浮言, 則自上無一毫之私心, 欲盡洗之, 務定人心, 以安朝廷, 大臣等亦宜知此意, 鎭定人心, 盡忠輔國。"

    【史臣曰: "使天降遐齡於仁宗, 則雖有大小尹之說, 【大尹指尹任, 小尹指尹元老兄弟。 任卽章敬王后之弟, 元老、元衡卽大王大妃之弟。】 自當春融而氷釋, 使天賚良弼於明宗, 則雖有大小尹之隙, 亦可消禍而弭亂。 當母后擁幼主, 國勢岌岌之時, 以大臣當國, 忠鯁有餘, 而智識不足, 不知竝黜大小尹, 以紓國難, 獨急於治元老, 其迹似助大而攻小。 故大妃益怒, 而元衡輩, 亦得以藉口, 托公名報私讎, 大肆殺竄, 以饕天功, 其禍迄數十年而未艾。 自(故)〔古〕 外戚爭權而相圖, 未有不至於大僨者。 然則母后之心, 雖欲盡洗私以安朝廷, 誰與洗之? 雖欲賴大臣盡忠輔國, 誰與賴之? 嗚呼痛哉!"】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1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265면
    • 【분류】
      왕실(王室) / 정론(政論) / 변란(變亂)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