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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25권, 중종 11년 7월 24일 계묘 1번째기사 1516년 명 정덕(正德) 11년

장마로 인해 수성하고 구황하는 뜻을 널리 알리라고 전교하다

정부(政府)에 하교(下敎)하였다.

"내가 어리석은 자질로 외람되게 한 나라를 맡으매, 임금의 도리에 어두워 온갖 거동이 궤범에 맞지 않고 거의 다 잘못되니, 위로 천노(天怒)를 범하고 아래로 인화(人和)를 잃으므로 여기(戾氣)가 충적(充積)하여 재변으로 나타나서, 천문(天文)이 이변을 보이고 지기(地紀)가 차서를 잃으며, 인요(人妖)·물괴(物怪)가 거듭 나타났다. 비록 경구(警懼)할 마음이 간절하기는 하나, 오히려 수성(修省)하는 방도에 어두워서, 재변이 그칠 가망이 없고 더욱 천의(天意)를 거스리매, 봄부터 한 여름까지 큰 가뭄이 초토(焦土)로 만들어 농사를 거의 망쳤고, 가을철에 들어서 장마가 계속되어 열흘이 지나도 그치지 않아서 냇물이 사납게 넘쳐 전지(田地)를 침손(沈損)하였는데 비의 재해는 평안도가 더욱 심하고, 또 대풍(大風)의 이변이 경상도에 일어나 집을 무너뜨리고 나무를 뽑아 곡식이 많이 상하였다. 농사가 이미 오랜 가뭄에 시달렸는 데다가 바람과 물의 재해를 만났기 때문에 추수에 이미 가망이 없으니, 흉황(凶荒)이 거듭 이르러 백성이 생업을 잃을 것을 깊이 염려하매 자나깨나 근심으로 불안하여 편치 않다. 이 어찌 나 한 사람의 죄가 허물 없이 백성에게까지 옮아가서 모두 이런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는가? 말이 여기에 미치면 내 마음이 타는 듯하다. 바야흐로 허물을 살피고 마음을 씻고서 정치를 새롭게 하여 하늘의 마음을 돌려서 백성의 목숨을 구제하고자 하나, 망망한 큰 강에 나루터가 없듯이 미혹하여 방도를 모르겠다. 오직 바랄 수 있는 것은 대소 신료(大小臣僚)가 아직 나를 버리지 않고 마음을 합하여 보조하여 부족한 것을 바로잡아 구제하는 것이다. 내 마음을 잘 알아서 중외(中外)에 효유(曉諭)하라."


  • 【태백산사고본】 13책 25권 72장 A면【국편영인본】 15책 201면
  • 【분류】
    과학-천기(天氣) / 농업-농작(農作) / 구휼(救恤)

○癸卯/敎政府曰: "予本昏庸, 叨主一國, 暗於君人之道, 凡百動爲, 不循于軌, 率多紕繆, 上干天怒; 下失人和, 戾氣充積, 形爲災變, 天文示異, 地紀失序, 人妖、物怪, 駢見疊出。 雖切警懼之懷, 尙昧修省之方, 無望消弭, 益咈天意, 爰自春月, 至于盛夏, 亢旱焦土, 穡事幾廢, 曁入秋節, 淫霖恒若, 歷旬不止, 川潦暴溢, 沈損田畝, 雨水之害, 平安一道尤劇, 又有大風之異, 作於慶尙, 摧屋拔木, 禾稼多傷。 農功旣困於久旱, 以値風水之災, 有秋之望, 已難可冀, 深懼凶荒荐至, 民生失業, 窹寐憂慮, 輾轉靡寧。 是何以予一人之罪, 轉及無辜赤子, 一至此極耶? 興言及玆, 予懷若焚。 方欲省愆洗心, 圖新厥政, 庶回上天之心, 以救黔黎之命, 茫無津涯, 迷不知方。 惟望大小臣僚, 尙不棄予一人, 協心輔助, 匡救不逮。 其體予懷, 曉諭中外。"


  • 【태백산사고본】 13책 25권 72장 A면【국편영인본】 15책 201면
  • 【분류】
    과학-천기(天氣) / 농업-농작(農作) / 구휼(救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