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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21권, 중종 10년 2월 26일 갑인 1번째기사 1515년 명 정덕(正德) 10년

정광필이 원자의 탄생을 진하하다

좌의정 정광필이 백관을 거느리고 근정전(勤政殿) 뜰에서 진하(陳賀)하고 전(箋)을 올리기를,

"이에 그 달이 차서 거룩한 모습이 탄생하시니, 하늘의 복록을 받은 것이며 국가의 큰 경사입니다. 주상전하께서 성신 문무(聖神文武)하시니, 천년의 좋은 운수받아 큰 이름 무궁토록 밝히소서. 한번 구하여 아들을 얻으시니 아름다운 후사 결함없이 세웠습니다. 진숙(震夙)의 날067) 을 당하여 다시 태운(泰運)이 오는 시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신 등이 외람되게 용렬한 자질(資質)로 요행히도 성대(聖代)를 만나, 본지 백세(本支百世)068)주아(周雅) 시를 화답하려 하옵고, 수복 구주(壽福九疇)했던 화봉(華封)의 축원069) 이 간절합니다." 【대사성(大司成) 최숙생(崔淑生)이 지었다.】

하였다. 이어 사(赦)를 반포하였는데 그 사문(赦文)은 이러하다.

"왕은 말하노라. 조종(祖宗)의 기업(基業)을 계승함에는 반드시 제사 주관함을 중히 여기고, 본지(本支)를 번성하게 하는 경사에는 아들 얻음보다 큼이 없다. 보잘것없는 나 후손(後孫)이 외람되게 대위(大位)를 지킨 지 10년이나 되었는데, 웅몽(熊夢)의 상서070) 를 얻지 못하고 연익(燕翼)071) 의 부탁이 없었다. 사속(嗣續)의 중함을 생각하고 항상 근심하여 마음 편하지 못하였는데, 금년 2월 25일에 정비(正妃) 윤씨(尹氏)가 원자(元子)를 낳았으니, 아래로 신민(臣民)의 바람에 관계될 뿐 아니라 실지로는 종사(宗社)의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니, 어찌 나 한 사람의 경사가 될 뿐이랴! 너희들 만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여야 하겠다. 아, 만대의 계획을 굳건히 함이 지금으로부터 시작되니, 사방의 때묻은 것을 깨끗이 씻고 다 함께 유신에 참여할지어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21권 61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62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사법-행형(行刑) / 어문학-문학(文學)

  • [註 067]
    진숙(震夙)의 날 : 진(震)은 임신(姙娠)을 의미하고, 숙(夙)은 엄숙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진숙의 날은 아들을 낳는 어머니가 산월(産月)을 당하여 측실(側室)에 거처할 때를 말한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생민(生民)에 "강원(姜嫄)이 주(周)나라 시조 후직(后稷)을 낳을 때 재진 재숙(載震載夙)하였다." 노래했다.
  • [註 068]
    본지 백세(本支百世) : 종실이 영원히 현영(顯榮)하라는 뜻.
  • [註 069]
    화봉(華封)의 축원 : 많은 복이 있기를 바란다는 뜻. 요임금이 만년에 순행하던 중 화(華) 땅에 이르니, 그 곳의 봉인(封人)이 수·부·다남자의 세 가지로 축원하였다 한다.
  • [註 070]
    웅몽(熊夢)의 상서 : 꿈에 곰을 보는 것은 아들을 낳을 상서의 조짐이라는 뜻. 《시경(詩經)》 소아(小雅) 사간(斯干)에 "꿈에 곰을 본 것은 아들을 낳을 상서이다." 하였다.
  • [註 071]
    연익(燕翼) : 후손을 돕는다는 뜻.

○甲寅/左議政鄭光弼率百官, 陳賀于勤政殿庭, 上箋曰:

誕彌厥月, 篤生岐嶷之姿, 受祿于天, 茂膺邦家之慶。 恭惟主上殿下, 乃聖乃神, 允文允武, 千載撫運, 熙鴻號於無窮。 一索得男, 樹瑤圖於罔缺。 玆當震夙之日, 益迓泰來之期。 臣等猥將庸資, 幸際聖代, 本支百世, 願賡《周雅》之詩, 壽福九疇, 恒切封之祝。 【大司成崔淑生所製。】

仍頒赦, 其赦文曰:

王若曰。 承祖宗之基, 必重於主鬯; 衍本支之慶, 莫大乎得男。 眇予後侗, 叨守大位, 十年于玆, 未卜熊夢之祥, 罔有燕翼之托。 念嗣續之爲重, 恒惕慮而靡寧, 乃於本年二月二十五日, 正妃尹氏誕生元子, 不惟下係臣民之望, 實亦上關宗社之休, 豈啻予一人之有慶? 當與爾萬姓而同歡。 於戲! 鞏固萬世之圖, 自今伊始, 薄滌四方之垢, 咸與惟新。


  • 【태백산사고본】 11책 21권 61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62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사법-행형(行刑)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