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극균이 궁성 가까이 살아 궁성 안의 일을 누설하여 시끄러운 일이 있었다고 하다
전교하기를,
"무릇 이른바 누설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을 꾸며서 말함을 이르는 것도 아니요, 알지 못하고 망령되이 말함을 이르는 것도 아니며, 비록 듣고 본 것이 있더라도 삼가고 말을 전하지 아니한 뒤라야 누설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근자에 대군(大君)의 병을 살피러 나갔다가, 마침 이극균의 집을 보니 너무도 궁성에 가까웠다. 궁성 안은 스스로 금하고 비밀하게 되어 때로 하는 일이 있는 것인데, 극균이 항시 그 밑에 살면서 날마다 하는 일을 알고 사람들에게 전파(傳播)하였을 것이니, 이 어찌 대신의 체통이겠는가. 궁궐 안의 일을 외인이 비록 말하더라도 극균으로서는 ‘내가 궁성 근처에 살고 있으니 내가 누설한 것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하여, 항상 이로써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데, 극균은 그렇지 아니하고 도리어 누설한 바가 있었다. 그러므로 무오년부터 오늘까지 불초한 무리들의 시끄러운 여러 말이 모두 이로 말미암지 않은 것이 없으니, 정승들은 그것을 알고 있으라."
하니 유순(柳洵) 등이 아뢰기를,
"과연 성상의 하교와 같습니다. 평소에 신 등도 또한 생각하기를, 극균이 대궐 가까운 높은 지대에 집을 짓고 안연하게 거처함은 말할 수 없이 심하다고 여겼습니다. 이장곤(李長坤)의 일 같은 것은, 젊어서부터 궁력(弓力)이 뛰어나서 배우지 아니하고도 잘 쏘므로, 성종조(成宗朝)에 재상인 이칙(李則)이 일찍이 승정원으로 나아가 천거한 적이 있으며, 신 등도 또한 일찍이 활을 잘 쏜다는 말을 들었으니, 극균의 뜻도 재주가 있다 하여 천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장곤을 추국하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56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69 면
- 【분류】정론(政論) / 사법-재판(裁判)
○傳曰: "凡所謂漏洩者, 非謂虛事而構言也, 非謂不知而妄言也。 雖有見聞, 而愼毋傳說而後, 可謂不漏洩也。 近者出審大君之病, 適見克均家, 甚密邇宮城。 宮城之內則自以爲禁密, 而時有所爲之事。 克均常居其底, 日識其事,傳播於人, 此豈大臣之體乎? 宮禁之事, 外人雖言之, 爲克均者以謂: ‘我居宮城近處, 無乃以我爲漏洩耶?’ 常以此自飭可也。 克均則不爾, 反有所洩, 故自戊午至今, 不肖之徒囂囂多言, 靡不由此, 政丞等其知之。" 柳 洵等啓: "果如上敎。 平昔臣等亦嘗以謂: ‘克均家於近闕高地, 安然居處, 甚無謂也。’ 若李長坤之事, 則自少弓力絶倫, 不學而能射。 在成宗朝, 宰相李則亦嘗詣承政院薦之, 而臣等亦嘗聞其能射。 克均之意, 無奈以有才, 而薦之耶? 鞫長坤則可知矣。"
- 【태백산사고본】 15책 56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69 면
- 【분류】정론(政論) / 사법-재판(裁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