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가 결장을 감시함이 부당하다고 아뢴 한형윤·이자화 등을 국문하다
유순(柳洵) 등이, 내시(內侍)가 결장(決杖)을 감시함은 온편치 못하다는 일을 논계(論啓)한 사람 한형윤(韓亨胤)·이자화(李自華)·권홍을 국문(鞫問)하니, 홍형(洪泂)이 앞장서 주장하였다고 하였는데, 전교하기를,
"임금이 즉위(卽位)한 처음에 경계의 말을 아뢴 것도 마땅하지 못하거니와, 한때 한 일을 자꾸 논계하는 것은 곧 명예를 낚는 것이니, 뒷사람으로 하여금 그 어짊을 일컬어 ‘아무가 아무 조(朝)에 있어서 논사(論事)를 잘 하였다.’고 하게 하려는 것일 따름이다. 밤까지 사냥하는 등의 일을 논계하는 따위는 다 이 버릇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것인데, 만약 변변치 못한 자가 먼저 발언하면 다른 관원이 비록 좇고 싶지 않아도 논박(論駁)을 입을까 두려워서 어울릴 따름이니, 이런 무리는 엄중히 논죄(論罪)하여야 마땅하다. 그 가운데에서 강귀손(姜龜孫)·김감(金勘) 등으로 말하면 비록 대신(大臣)일지라도 죄주어야 마땅하지만, 요즈음 조정에 죄를 입은 자가 많으므로 너그러이 결단한다. 그러나 징계하지 않을 수 없으니, 재상들은 율문(律文)에 따라 속(贖)하도록 하고, 나이 젊은 민원(閔㥳)·강혼(姜渾) 등은 장(杖) 60으로 결단하여 유임[仍任]시키라. 그 전에 죄를 입어 배소(配所)에 분정(分定)된 자는 속(贖)만하고 배소로 도로 보내고, 앞장서서 주장하였으되 죽은 자는 관직이 있거든 고신(告身)을 모조리 빼앗고 관직이 없거든 부관 참시(剖棺斬屍)하고, 좇아서 참여하였으되 죽은 자도 고신을 빼앗으라. 또 한 사람이 몇 일을 범한 자는 되도록 엄중히 논죄하되, 다만 권경우(權景祐)는 내게 가까운 족친이니 비록 두 일을 범하였을지라도 앞장서서 주장한 것으로 논죄하지 말고, 신승선(愼承善)도 논죄하지 말라."
하매, 순(洵) 등이 곧 서계(書啓)하니, 전교하기를,
"홍형은 부관 참시하고, 이인형(李仁亨)은 직첩(職牒)을 거두고, 그 나머지는 되도록 엄중히 논죄하도록 하라."
하고, 또 전교하기를,
"은(誾)이 비록 승복하지 않으나, 일은 이미 명백하다. 그러나 다시 장순손(張順孫)과 면대(面對)시켜서 따지라."
하였다. 전교하기를,
"성종조(成宗朝)의 일은 그만두거니와, 내가 즉위한 이래의 논계한 소(疏)·차(箚)는 모두 다 삭제하여 버리라. 이렇게 하면 변변치 못한 사관(史官)은 역사에 쓰겠으나 내가 어찌 두려워하랴. 또 정사(政事)가 여러 곳에서 나옴은 매우 마땅하지 못하거늘, 국가의 일을 어찌 입을 가진 자마다 다 말할 수 있으랴. 앞으로는 이러하지 못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54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38 면
- 【분류】정론(政論) / 왕실-궁관(宮官) / 사법(司法) / 인사-관리(管理) / 역사(歷史)
○洵等鞫內侍監杖未便事論啓人韓亨胤、李自華、權弘, 以洪泂爲首唱。 傳曰: "人君卽位之初, 陳警戒之言, 亦不當矣。 以一時所爲之事, 紛紜論啓, 是爲釣名, 欲令後人稱其賢曰: ‘某在某朝善論事。’ 云耳。 如論犯夜打圍等事, 皆因此習而然也。 若不肖者先發言, 則他員雖欲不從, 恐被駁和之耳, 如此輩固當重論。 其中如姜龜孫、金勘等, 雖大臣亦當罪之。 但近者朝廷之上, 被罪者多, 故寬斷, 然不可不徵。 宰相等可依律贖之, 如年少閔㥳、姜渾等, 決杖六十, 仍仕。 其前被罪分配者只贖, 還發配所, 首唱而身死者有職則盡奪告身, 無職則剖棺斬屍, 隨參而身死者亦奪告身。 且一人犯數事者從重論, 但景祐於予切族, 雖犯兩事, 勿以首唱論, 愼承善亦勿論。" 洵等卽書啓, 傳曰: "洪泂剖棺斬屍, 李仁亨收職牒, 其餘可從重論。" 又傳曰: "誾雖不服, 事已明白。 然更與順孫面詰。" 傳曰: "成宗朝事則已矣, 自予卽位以來, 論啓疏箚, 竝皆削去。 如此則史官之不肖者書諸史, 然予何畏哉? 且政出多門甚不可。 國家之事, 安得有口者皆言? 今後毋得如是。"
- 【태백산사고본】 15책 54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38 면
- 【분류】정론(政論) / 왕실-궁관(宮官) / 사법(司法) / 인사-관리(管理) / 역사(歷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