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징과 유빈 등의 죄를 논하고 처벌하다
승지 권균(權鈞)이 아뢰기를,
"유빈(柳濱)이 공술(供述)하기를 ‘지평(持平) 곽종원(郭宗元)이 후원에서 말타는 사람을 바라보고 신 등에게 말하였는데, 대사헌 김제신(金悌臣)이 신 등과 의논하기를 「후원에는 보행하는 자라도 언제나 왕래하지 못하는 것인데, 하물며 말을 타는 자이겠는가. 지금 들어가 아뢴다면 그 연유를 알 것이다.」고 하여, 함께 의논하고 들어가 아뢴 것이다.’ 하였습니다."
하고, 이어 정승 및 의금부 당상의 뜻으로 아뢰기를,
"빈(濱)이 말하기는 하였지만, 빈이 직접 본 것이 아닙니다. 일은 종원(宗元)에게서 나왔고 의논을 주장한 것은 제신(悌臣)이니, 그 죄가 짐작으로 억측한 유는 아닙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종원이 보고서 말했더라도, 빈으로서는 금지시켜 말하지 말도록 하는 것이 가하다. 그런데 제신과 함께 의논하여 아뢰었으니, 그 죄가 무엇이 다르겠느냐. 만일 빈을 사(赦)하여 준다면 신징(申澄)의 죄 받은 것이 잘못된 것이다. 같은 한가지 죄인데, 누구는 죽고 누구는 죽지 않는다면 매우 불가한 일이다. 어떻게 빈을 처리해야 하겠는가?"
하였다. 승지들이 아뢰기를,
"신징·유빈이 감히 궁중 일을 말하였으니, 죄가 원래 중합니다. 그러나 징이 아뢰기를 ‘대궐 안 장막 친 속에 반드시 놀이하고 희롱하는 일이 있은 것이라.’ 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궁중 일을 짐작으로 억측하고 한 말이요, 빈은 종원(宗元)의 말로 인하여 아뢰었으니, 그 죄가 징과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빨리 정승을 불러 물으라."
하였다. 영의정 유순(柳洵)과 의금부 당상 정미수(鄭眉壽)·김감(金勘)·이계남(李季男) 등이 승지들과 함께 아뢰기를,
"이자건(李自健)과 유빈의 죄는 신징에 비하면 경중이 판이합니다. 징은 궁중에 없는 일을 짐작으로 억측하여 말하였으니, 이는 임금을 경히 여긴 것입니다. 또 종원이 혹 엿보고 말하더라도 빈으로서는 의당 금하고 말하지 말도록 하는 것이 가한 일인데 함께 의논하여 아뢰었으니, 이는 잘못입니다. 그러나 짐작으로 억측하여 말한 자와는 같이 할 수 없으니, 차등 있게 죄를 줌이 마땅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김제신(金悌臣)은 부관 참시(剖棺斬屍)하고, 아들은 장 80대를 때려 먼 지방에 충군(充軍)하며, 이자건(李自健)의 아들도 충군하고, 유빈(柳濱) 이상은 각각 장 1백을 때려 먼 지방이 부처(付處)하고 아들은 충군하며, 곽종원(郭宗元)은 능지(凌遲)하고, 아들은 장 1백 대를 때려, 아주 먼 변방의 종이 되게 하며, 신징(申澄)의 아들은 장 80대를 때려 먼 지방에 종이 되게 하고, 박한주(朴漢柱)는 능지하고, 아들은 장 1백 대를 때려 아주 먼 변방에 종이 되게 하며, 이윤번(李允蕃)의 아들은 장 80대를 때려 먼 지방에 종이 되게 하고, 곽종번(郭宗蕃)의 아들은 장 60대를 때려 먼 지방에 충군하라."
하였다. 또 전교하기를,
"하관이 말할 수 없는 일을 의논하여 아뢰는데, 제신(悌臣)이 막지 못하였으니, 이 사연으로 찌를 쓰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53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19 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사법-행형(行刑) / 왕실(王室) / 가족-친족(親族) / 군사-군역(軍役) / 정론-정론(政論)
○承旨權鈞啓: "柳濱供云: ‘持平郭宗元望見後苑乘馬人, 語臣等。 大司憲金悌臣與臣議曰: 「後苑雖步行者, 不可常時往來, 況騎馬者乎? 今若入啓, 則可知其由。」 以是同議入啓耳。’" 仍以政丞及禁府堂上之意啓曰: "濱雖言之, 非濱所親見也。 事出宗元, 而唱議者悌臣, 其罪非揣度之類也。" 傳曰: "宗元雖見而言之, 濱當禁而勿言可也, 而與悌臣同議以啓, 其罪何異? 若赦濱則申澄之受罪, 差失也。 同是一罪, 而或死或不死, 甚不可, 何以處濱?" 承旨等啓: "申澄、柳濱敢言宮禁之事, 罪固重矣。 然澄則啓云: ‘大內圍帳之中, 必有玩戲之事。’ 此眞揣度宮禁事而言也, 若濱則因宗元之言而啓之, 其罪與澄有間。" 傳曰: "其速召政丞問之。" 領議政柳洵、義禁府堂上鄭眉壽ㆍ金勘ㆍ李季男等, 與承旨等啓: "自健、柳濱罪比於申澄, 則輕重懸絶。 澄則揣度宮禁所無之事而言之, 是輕君上也。 且宗元雖或窺見而言, 濱當禁而勿言可也, 同議以啓, 此則非矣。 然不可與揣度宮禁事者同也, 差等科罪允當。" 傳曰: "金悌臣剖棺斬屍, 子決杖八十, 充軍遠方。 李自健子充軍, 柳濱已上各決杖一百, 遠方付處, 子充軍。 郭宗元凌遲, 子杖一百, 極邊爲奴。 申澄子決杖八十, 遠方爲奴。 朴漢柱凌遲, 子決杖一百, 極邊爲奴。 李允蕃子決杖八十, 遠方爲奴。 郭宗蕃子杖六十, 充軍遠方。" 又傳曰: "下官議啓所不得言之事, 而悌臣不能止之, 其以此書栍。"
- 【태백산사고본】 14책 53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19 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사법-행형(行刑) / 왕실(王室) / 가족-친족(親族) / 군사-군역(軍役) / 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