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수근비의 재산을 적몰케 하다
전교하기를,
"궁인(宮人) 전향(田香)·수근비(水斤非)가 중죄를 범하고 서강(西江)에 사니, 가산을 적몰하고, 전향은 강계(江界), 수근비는 온성(穩城)에 안치하라. 의금부의 낭청 한 사람, 서리(書吏) 한 사람, 내관(內官) 한 사람으로 압령(押領)하여 가되, 각 역(驛)으로 하여금 비자(婢子)두 사람을 내어 차례차례 압송하도록 하라."
하였다. 의정부에 전지하기를,
"부인의 행실은 투기(妬忌)하지 않는 것을 어질게 여긴다. 규목(樛木)·종사(螽斯)103) 의 교화와 녹의(綠衣)·백주(栢舟)104) 의 변이 족히 천고에 거울이 되고 경계가 될 것인데, 사특하고 아양떠는 그 행동이 인군의 마음을 호리고 미혹하여 화란의 계단을 만드는 자가 세상에 끊이지 않으니, 이야말로 ‘화란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부인에게서 온다.’는 것이다. 비록 존귀한 정적(正嫡)이라도 아랫사람에게 미치게 하는 것을 덕으로 삼아야 할 것인데, 하물며 감히 저녁을 맡기지 못하는 뭇 소인105) 으로서 질투하는 마음을 가짐에랴?
성종께서는 명철하신 임금으로도 점차로 북[杼]을 던지는 의심을 가져 끝내는 큰 변을 가져왔는데, 더구나 나에 있어서랴? 그 시초를 조심하지 아니하여 차차 젖어든 지 오래되어, 마음과 뜻이 변하게 된다면 후일의 화를 어찌 반드시 없으리라고 보장할 것인가? 지금, 전향·수근비 등이 간사하고 흉악하며, 교만·투기하여 내정의 교화를 막히게 하였으니, 죄를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장 80을 때리고 먼 변방으로 내쳐 가두어 두어 고생시켜 뒷사람들을 경계하게 하는 것이니, 중외에 효유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52권 37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06 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사법-행형(行刑)
- [註 103]규목(樛木)·종사(螽斯) : 규목은 휘늘어진 나무. 《시경(詩經)》 주남편(周南篇) 규목장(樛木章)에, ‘남에 휘늘어진 나무가 있으니 칡과 덩굴풀이 감겼도다. 즐거운 군자여, 복과 녹이 편히 지내게 하도다.[南有樛木 葛藟纍之 樂只君子 福履綏之]’ 하여, 주(周)나라 문왕의 비 태사(太姒)가 덕으로 여러 첩을 거느리고 여러 첩 역시 태사를 따르는 것을 비유하였음. 종사는 메뚜기. 역시 《시경》 주남편 종사장(螽斯章)에 ‘메뚜기의 깃이 선선하니, 네 자손 진진함이 마땅하도다.[螽斯羽 詵詵兮 宜爾子孫振振兮]’ 하여, 왕후의 덕이 많고 질투하지 않으므로, 메뚜기처럼 자손이 번성함을 비유하였음.
- [註 104]
녹의(綠衣)·백주(栢舟) : 녹의는 《시경》 패풍편(邶風篇) 둘째 장에 나오는 말인데, 위 장공(衛莊公)이 첩에게 미혹되어, 부인 장강(莊姜)이 어질면서도 불행하게 된 것을 비유한 것. 즉 푸른 색은 간색, 누른 색은 정색(정색)인데, 푸른 상의에 누른 치마를 입어, 귀천과 상하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綠兮綠兮 綠衣黃裳]. 백주는 《시경》 패풍편(邶風篇) 백주장(柏舟章)을 이른 것. ‘뜬 저 잣나무 배여 둥둥 물에 떠만 있네. 까막까막 잠들지 못하여 숨은 근심 있는 것만 같네…[汎彼栢舟 亦泛其流 耿耿不寐 如有隱憂…]’라고 하여, 소박당한 부인이 남편에게 ‘견고한 잣나무 배 같은 몸이지만 의지할 데가 없으니 서럽기만 하다.’고 한탄 하였음.- [註 105]
소인 : 첩이나 후궁.○傳曰: "宮人田香、水斤非犯重罪, 居西江, 其籍沒家産, 安置田香于江界, 水斤非于穩城。 義禁府郞廳一人、書吏一人、內官一人押去, 令各驛出婢子二人, 次次押傳。" 傳旨議政府曰: "婦人之行, 以不妬忌爲賢。 《樛木》、《螽斯》之化, 《綠衣》、《栢舟》之變, 足以鑑戒千古, 而邪媚其行, 蠱惑君心, 以爲厲階者, 世不絶人。 此所謂: ‘亂匪降自天, 生自婦人。’ 者也。 雖正嫡之尊, 當以逮下爲德, 況不敢當夕之群小, 而有嫉妬之心乎? 成廟以明哲之主, 寢成投杼之疑, 遂至大變。 況在於予不謹其始, 而浸潤日久, 變移心志, 則後日之禍, 安保其必無也? 今田香、水斤非等, 奸兇驕妬, 以梗內化, 罪不可赦。 故決杖八十, 投之遠裔, 幽囚困苦, 以警後人, 其令曉諭中外。"
- 【태백산사고본】 14책 52권 37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606 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사법-행형(行刑)
- [註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