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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52권, 연산 10년 4월 25일 병진 1번째기사 1504년 명 홍치(弘治) 17년

의정부 육조에서 광주·고양 등의 고을을 혁파할 것을 청하다

의정부·육조·한성부·대간·홍문관을 불러, 광주(廣州)·고양(高陽) 등 고을을 혁파할 것을 의논하게 하였다. 유순(柳洵)·김수동(金壽童)·김감(金勘)·이계남(李季男)이 먼저 빈청(賓廳)에 나가 의계(議啓)하기를,

"두 고을에는 모두 선왕의 능침(陵寢)이 있으니, 혁파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천지간이 어찌 이런 일이 있겠는가? 그 죄가 난신(亂臣)과 다름이 없다. 앞서 어지러운 말하는 무리를 모두 중한 법으로 처벌하였는데도 완악하여 징계할 줄 모르고 서로 잇따라 나온다. 대저 조정의 재상들이 모두 위를 능멸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어리석은 백성들 역시 위에 관한 말을 하는데, 지금 정승들의 의논이 이러하니, 내가 마음에 유감으로 생각한다.

전에 배목인(裵目仁)으로 인하여 구례현(求禮縣)을 혁파하였는데, 지금 지언(池彦) 등이 위에 관한 심히 해되는 말을 하였으니, 과연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런 무리를 한결같이 극형으로 처벌하고 그 살던 고을을 혁파하면, 뒷사람들이 반드시 말하기를 ‘아무 고을은 선왕의 능침이 있지만 어지러운 말을 한 백성이 있음으로 하여 모두 혁파되었다.’ 하여 이것으로 경계를 삼아 범하는 자가 드물게 될 것이다. 정승이나 재상들이 어찌 고금 치란(治亂)의 일을 알지 못하여 ‘광주고양은 능침이 있는 곳이므로 혁파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인가? 그 의논이 매우 좁고 또 그르다. 추문(推問)하도록 하라."

하자, 순(洵)이 아뢰기를,

"지금 다시 생각하니 성상의 하교가 지당하십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52권 37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06 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왕실-종사(宗社) / 사법-치안(治安) / 변란(變亂)

    ○丙辰/命召議政府、六曹、漢城府、臺諫、弘文館, 議革廣州高陽等官。 柳洵金壽童金勘李季男先詣賓廳議啓: "二邑皆有先王陵寢, 似不可革。" 傳曰: "天地間安有如此事乎? 其罪與亂臣無異。 前此亂言之徒皆置重典, 而頑不知懲, 相繼而出。 大抵, 朝廷宰相等, 皆有陵上之風, 故蠢蠢之民, 亦發屬上之言。 今政丞等議如是, 予竊憾焉。 前因裵目仁, 革求禮縣, 今池彦等發屬上切害之言, 果何異哉? 此類一置極刑, 而革所居官, 則後人必曰: ‘某邑雖有先王陵寢, 緣有亂言之民, 而一皆廢革。’ 以此知戒, 而罕有犯之者矣。 政丞、宰相等, 豈不知古今治亂之事, 而乃云: ‘廣州高陽陵寢所在, 不可革也。’ 其論甚狹, 且非矣, 其推問。" 啓曰: "今更思之, 上敎當矣。"


    • 【태백산사고본】 14책 52권 37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06 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왕실-종사(宗社) / 사법-치안(治安) / 변란(變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