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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34권, 성종 4년 9월 10일 무술 2번째기사 1473년 명 성화(成化) 9년

일본국의 다다량정홍이 보낸 원주덕이 하직하니 인견하고 재물을 하사하다

일본국(日本國) 방장섭천 4주 태수(防長攝泉四州太守) 대내전(大內殿) 별가(別駕) 다다량정홍(多多良政弘)의 사자(使者) 원주덕(源周德)이 사조(辭朝)하니, 임금이 선정전(宣政殿)에 술을 마련해 놓고 인견(引見)하였으며, 상관인(上官人)·부관인(副官人)에게 명하여 술을 올리게 하였다. 신숙주(申叔舟)를 시켜서 원주덕(源周德)에게 말하기를,

"너희 대내전(大內殿)은 족계(族係)가 우리 나라에서 나갔으므로710) 서로 교호(交好)한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이제 듣건대 편안하다고 하니 기쁘고 위로되나, 다만 너희 나라 전쟁이 어떠하냐?"

하니 원주덕이 대답하기를,

"우리 나연(那衍)711) 은 특별히 성상의 은덕을 입어 무양(無恙)합니다. 본국은 전란이 그치지 아니하기 때문에 상국(上國)712) 에 오래 통신(通信)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전란이 평정될 기한이 없어서 특별히 신(臣)을 보내어 성심으로 복종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물건을 차등 있게 하사하였고, 예조(禮曹)에서 답서(答書)하게 하기를,

"요즈음 길이 막히고 음문(音問)713) 이 두절되어 기미(氣味)가 어떠한지를 알지 못하여서 궁금하던 중에 글을 받아 평안함을 갖추 알았으니 기쁘고 위로됩니다. 바친 예물은 삼가 이미 계달해 받았습니다. 요구하는 동전(銅錢)은 본국에서 쓰는 바가 아니고 대장경(大藏經)도 여러 고을에서 구해 감으로 인하여 다 없어졌으니, 부탁을 따르지 못합니다. 특별히 중화고(中畫鼓) 1면(面), 중요발(中鐃鈸) 1사(事), 중경(中磬) 1사, 백면포(白綿布) 5필, 인삼(人蔘) 10근, 채화석(彩花席) 5장, 표피(豹皮) 1장, 호피(虎皮) 1장, 유둔(油芚) 2장, 해송자(海松子) 15두(斗)를 하사하여 돌아가는 사신(使臣)편에 부치니, 영수해 받기를 바랍니다. 족하(足下)는 족계(族係)가 우리 나라에서 나가서 강호(講好)714) 하여 대대로 내려오면서 정성을 돈독히 하였는데, 이제 듣건대 군사의 일이 그치지 않는다고 하니, 오직 밝고 어짐으로써 몸을 보중(保重)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34권 3장 B면【국편영인본】 9책 59면
  • 【분류】
    외교-왜(倭)

  • [註 710]
    너희 대내전(大內殿)은 족계(族係)가 우리 나라에서 나갔으므로 :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 가운데 일본국기(日本國紀)에 보면, 일본 사람의 말에 백제왕 온조(溫祚)의 후손이 일본에 들어와서 처음에 주방주(周防州)의 다다량포(多多良浦)에 도착하여 그 지명으로 성씨로 삼았으며, 세상에서 칭호를 대내전(大內殿)이라고 하였다 하는데, 그 세계(世系)가 백제에서 나왔다고 하여 우리 나라와 가장 친선하였음.
  • [註 711]
    나연(那衍) : 《세조실록(世祖實錄)》 제1권 총서(總書)에 보면, "세속에 그 주장(主將)을 부르기를 나연(那衍)이라고 한다." 하였음.
  • [註 712]
    상국(上國) : 우리 나라를 가리킴.
  • [註 713]
    음문(音問) : 편지로 안부를 물음.
  • [註 714]
    강호(講好) : 수호(修好).

日本國 四州太守大內別駕多多良政弘使源周德辭, 上置酒宣政殿引見, 命上、副官人進爵。 令申叔舟周德曰: "汝大內殿, 係出我國, 相與交好已久今聞康裕喜慰, 但汝國兵爭何如?" 周德對曰: "我那衍特蒙上德無恙。 本國爭亂未弭, 故久未通信上國。 然兵定無期, 特遣臣納款耳。" 賜物有差。 其禮曹答書曰:

近者路梗, 音問阻絶, 未審氣味何似, 懸仰間承書, 憊認康裕頓慰, 所獻禮物, 謹已啓納。 見索銅錢, 非本國所用, 大藏經, 又因諸州求去殆盡, 未得從諭。 特賜中畫皷一面、中鐃鈸一事、中磬一事、白綿布五匹、人蔘一十斤、彩花席五張、豹皮一張、虎皮一張、油芚二張、海松子一十五斗, 付還使, 惟領納。 足下係出我國, 相與講好, 歷世款篤, 今聞兵事不息, 但冀明哲保重。 不宣。


  • 【태백산사고본】 6책 34권 3장 B면【국편영인본】 9책 59면
  • 【분류】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