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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21권, 성종 3년 8월 14일 무인 4번째기사 1472년 명 성화(成化) 8년

호조에서 여러 도의 전세에 대한 절목을 기록하여 아뢰다

호조(戶曹)에서 아뢰기를,

"지난번에 전교(傳敎)를 받으니, ‘지금부터 모든 도(道)의 전세(田稅)는 수령(守令)에게 맡기지 말고, 익숙[諳練]한 조관(朝官)을 가려서 호조 낭청(戶曹郞廳)의 직함(職銜)을 겸해 띠게 하고 임시(臨時)로 보내어 감납(監納)하도록 하라.’고 하였는데, 신(臣) 등이 이전에 수교(受敎)한 것을 참작하여 행할 만한 절목(節目)을 기록하여 아룁니다.

1. 모든 고을의 전세(田稅)는 정월(正月) 그믐날[晦日] 안에 납부를 끝내고 따라서 바로 배에 싣게 하고 싣기를 끝내는 일시(日時) 및 기한 안에 바치지 못한 사람의 이름을 계문(啓聞)하게 하여, 소재관(所在官)으로 하여금 서장(書狀)을 주어서 경창(京倉)에 직납(直納)하게 하소서.

1. 공리(貢吏)가 혹 침어(侵漁)666) 하거나, 납자(納者)의 두량(斗量)을 높고 무겁게 하거나, 혹은 납호(納戶)와 더불어 의논하여 본가(本家)에서 은밀히 그 뇌물을 받고 포소(浦所)에 이르러서는 남는 것으로 수(數)를 충당하여 그 간악함이 막심(莫甚)하니, 사람의 진고(陳告)667) 를 허락하여, 범한 자는 온 가족을 변방으로 옮기게 하고 진고한 자에게는 범인의 재산으로 상(賞)을 주도록 하소서.

1. 포소(浦所) 근처에는 흥리인(興利人)668) 을 일체 금하고, 그 범금(犯禁)한 물품은 관(官)에 들이도록 하며, 논죄(論罪)한 뒤는 잔역(殘驛)의 역리로 정속(定屬)시키고 접촉을 허락한 사람도 또한 제서 유위율(制書有違律)669) 로 논단(論斷)하게 하소서.

1. 경차관(敬差官)으로서 능히 공리(貢吏)를 제어(制御)하지 못하여 이를 자행(恣行)하게 한 자는 파출(罷黜)시킬 것이며, 소재(所在) 수령(守令) 및 경차관이 흥리(興利)하는 사람을 용납하여 머무르게 하고 단속하지 아니한 자는 제서 유위율로 논단하게 하소서.

1. 납자(納者)가 도착함이 선후(先後)가 있는데, 집행하는 아전[吏]이 뇌물을 받고 차례대로 하지 않고 먼저 이른 자로 하여금 오래 머무르게 하여 그 폐단을 헤아릴 수 없으니, 범한 자는 장물[贓]을 계산하여 죄를 논한 뒤에 잔역(殘驛)의 역리로 정속시키고 수증(受贈)한 물건은 관(官)에 들이게 하며, 능히 검거(檢擧)하지 못한 경차관도 율(律)에 의하여 논죄(論罪)하게 하소서.

1. 유녀(遊女)들이 포소(浦所)에 의접(依接)하여도 공리(貢吏)로서 이를 금하지 아니한 자는 잔역(殘驛)의 역리로 정속케 하고, 유녀 중에서 양인(良人)은 잔읍(殘邑)의 비(婢)에 소속시키고, 천인(賤人)은 죄를 결정한 뒤에 본래대로 되돌려서 가까운 이웃에게 보수(保授)670) 케 하여 그 출입을 금하고, 어기는 자는 죄를 논할 것이며, 본주(本主)로서 실정을 알고도 일부러 놓아주어 가만히 일공(日貢)이나 월공(月貢)을 받아 이(利)를 삼는 자는 중론(重論)할 것이며, 그 종은 잔읍(殘邑)의 종으로 소속시키게 하소서.

1. 승인(僧人)들이 많이 포소(浦所)에 투접(投接)하여 공리(貢吏)와 교결(交結)하면서 폐단을 만드니, 모름지기 이를 적발(摘發)하여 계문(啓聞)케 하고 그를 논죄(論罪)하여 잔읍(殘邑)의 종으로 소속시키게 하소서.

1. 경차관이 거느리고 있는 반당(伴儻)·배리(陪吏)로서 폐단을 만드는 자는 사람의 진고(陳告)를 허락하여 율(聿)에 따라 논죄(論罪)하되, 무거운 자는 잔역(殘驛)의 역리로 정속시키게 하소서.

1. 영산성(榮山城) 법성포(法聖浦)의 경차관은 그 소재(所在)하는 나주(羅州)·영광(靈光)의 관청에서 공궤(供饋)하기가 쉬우나, 덕성창(德城倉)에 소재하는 함열(咸悅)의 관청은 가장 조잔(彫殘)671) 하므로 경차관은 창곡(倉穀)을 사용하여 공궤하도록 하소서.

1. 조졸(漕卒)을 잔열(殘劣)하고 빈한(貧寒)한 자로 많이 초정(抄定)하였기 때문에 그 역(役)을 감내하지 못하여 매우 미편(未便)하니, 금후로는 부실(富實)한 사람을 선택하여 초정하도록 하되, 수령으로서 어기는 자가 있으면 파출(罷黜)시키고, 능히 검거(檢擧)하지 못하는 해운 판관도 아울러 중론(重論)하게 하소서.

1. 납세(納稅)가 지완(遲緩)되는 것은 한갓 허물이 수령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관찰사(觀察使)의 독책(督責)과 능이(陵夷)에도 있는 것이니, 만약 기한 안에 미납자(未納者)가 많으면 관찰사도 아울러 논(論)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4책 21권 7장 A면【국편영인본】 8책 680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재정-전세(田稅) / 재정-역(役) / 교통-수운(水運) / 신분-천인(賤人) / 사상-불교(佛敎)

  • [註 666]
    침어(侵漁) : 다른 사람의 물건을 빼앗음.
  • [註 667]
    진고(陳告) : 고발.
  • [註 668]
    흥리인(興利人) : 장사꾼.
  • [註 669]
    제서 유위율(制書有違律) : 임금의 교지(敎旨)와 세자의 영지(令旨)를 위반하는 자를 다스리는 법으로 장(杖) 1백 대에 처함.
  • [註 670]
    보수(保授) : 보석(保釋)된 사람을 맡음.
  • [註 671]
    조잔(彫殘) : 쇠하고 약함.

○戶曹啓: "前承傳敎: ‘自今諸道田稅, 勿委守令, 擇諳練朝官, 兼帶戶曹郞廳職銜, 臨時發遣監納。’ 臣等參酌已前受敎, 可行節目錄啓。 一, 諸邑田稅, 正月晦日內畢納, 隨卽載船, 畢載日時及限內未納人名啓聞, 令所在官給狀, 京倉直納。 一, 貢吏或侵漁納者, 或高重斗量, 或與納戶相議, 先於本家潛受其賂, 到浦所以餘剩充數, 其姦莫甚。 許人陳告, 犯者全家徙邊, 告者以犯人財産給賞。 一, 浦所近處興利人一禁, 其犯禁之物入官, 論罪後, 殘驛吏定屬, 許接人, 亦以制書有違律論斷。 一, 敬差官不能制御貢吏, 使之恣行者, 罷黜; 所在守令及敬差官, 容留興利人不擧者, 以制書有違律論斷。 一, 納者到有先後, 執吏受贈, 不依次序, 致令先到者久留, 其弊不貲。 犯者計贓論罪後, 殘驛吏定屬, 受贈之物入官; 不能檢擧敬差官, 依律論罪。 一, 游女依接浦所, 而貢吏不之禁者, 屬殘驛吏; 游女, 良人屬殘邑婢, 賤人決罪後還本, 切隣保授, 禁其出入, 違者論罪。 本主知情, 故縱暗受日貢、月貢, 以爲利者重論, 其婢屬殘邑婢。 一, 僧人多投接浦所, 交結貢吏作弊, 須摘發啓聞論罪, 屬殘邑奴。 一, 敬差官所率伴倘、陪吏作弊者, 許人陳告, 依律論罪, 重者殘驛吏定屬。 一, 榮山城 法聖浦敬差官, 其所在羅州靈光官易以供饋; 德城倉, 所在咸悅, 官最彫殘, 敬差官用倉穀供饋。 一, 漕卒多以殘劣貧寒者抄定, 不堪其役, 甚未便。 今後擇富實人抄定, 其守令有違者罷黜, 不能檢擧, 海運判官幷重論。 一, 納稅遲緩, 非徒罪在守令, 全在觀察使督責陵夷, 若限內未納者多, 則竝論觀察使。" 從之。


  • 【태백산사고본】 4책 21권 7장 A면【국편영인본】 8책 680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재정-전세(田稅) / 재정-역(役) / 교통-수운(水運) / 신분-천인(賤人)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