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실록30권, 세조 9년 1월 2일 임진 1번째기사
1463년 명 천순(天順) 7년
괘부의 월따말과 정난의 부루말에 이름을 짓고 그리게 하다
"예로부터 집을 일으켜 세운 인주(人主)는 사방(四方)에 전쟁할 때 함께 사지(死地)를 겪으면서 재주와 힘으로 서로 도와준 것은 말인 때문에 잊지 못하고, 유비(劉備)의 ‘적로(的盧)’, 당 태종(唐太宗)의 ‘육준(六駿)001) ’, 우리 태조(太祖)의 ‘팔준(八駿)002) 이라고 일컫는 까닭이다. 나는 전쟁한 땅은 없으나 세종(世宗)의 성시(盛時)에 말달리고 활을 쏘아 승부를 겨루는 날에 남보다 10배(倍)나 빨랐으므로, 3군(三軍)의 우러러보고 복종하였던 것이 어찌 말의 힘에 서로 도움이 없었겠느냐? 괘부(掛釜)의 월따말[騮]은 비록 마음에 걸리지만 정난(靖難)의 부루말[驃]은 더욱 잊지 못하겠다. 또 궁마(弓馬)의 재주[藝]는 참으로 공업(功業)을 일으킨 것이니, 이제 이것이 병을 얻어 더욱 옛일이 생각나서 그려 보려고 하는데 어떻겠느냐?"
하니, 한계희 등이 대답하기를,
"그러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그 말[馬]을 명명(命名)하고, 이어서 명하여 그려서 이를 기리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30권 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561면
- 【분류】교통-육운(陸運) / 왕실-국왕(國王) / 예술-미술(美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