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충 정난 공신 유자황에게 하교하다
추충 정난 공신(推忠靖難功臣) 통선랑(通善郞) 사헌 지평(司憲持平) 유자황(柳子晃)에게 하교하기를,
"덕이 큰 자는 벼슬로 높이고 공이 큰 자는 상으로 권하는 것은 고전(古典)을 상고하면 이루어진 법규가 있다. 너는 마음 가지는 것이 충근(忠勤)하고 행실이 검약(儉約)하였다. 재주는 큰 직임을 받을 만하고 학문은 넉넉하고 들은 바가 많았다. 옛날 선조(先朝)에 있어 일찍 유과(儒科)에 급제하였고, 벼슬길에 오르매 큰 직책을 맡아도 오직 정성스럽게 하였다. 네가 왕가(王家)에 복로(服勞)한 날이 오래였다. 지난번에 지친(至親) 이용(李瑢)이 본래 임금을 무시하는 마음을 품고 드디어 분수 아닌 생각을 내었는데 황보인(皇甫仁)·김종서(金宗瑞) 등이 서로 아부하여 불궤(不軌)의 꾀를 익혀 갔다. 안으로는 환관과 결탁하고 밖으로는 변장(邊將)과 연락하여 도당이 이미 많아지고 간사한 형세가 이미 치성하여져서 이제 장차 나를 범하려 하였다. 다행히 숙부 수양 대군(首陽大君)이 백성을 편안케 하고 사직을 튼튼하게 할 것으로써 자기의 책임을 삼아서 앞장서 대의를 부르짖는 데 힘입었다. 네가 마침 금내(禁內)에 번들다가 분연히 몸을 돌아보지 않고 그 지휘를 받아서 분주하게 힘을 다하여 함께 많은 국난을 구제하였다. 이리하여 나라의 복된 운수가 연장되고 민생이 안정되었으니, 네 마음과 네 공을 내가 아름답게 여기어 훈을 책정하여 3등을 삼고 그 부모와 아내에게 벼슬을 주고 사유(赦宥)가 영원히 후대에 미치게 한다. 인하여 전지 1백 결·노비 7구·말 1필·백은 10냥·표리 1단을 주노니, 이르거든 영수하라. 아아! 군신이 한 마음으로 큰 업을 길이 보전하기를 기약하고 자손 만세에 오늘의 아름다움을 잊지 말기를 맹세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7책 9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사-관리(管理) / 변란(變亂) / 농업(農業) / 신분(身分)
○敎推忠靖難功臣通善郞司憲持平柳子晃曰:
德懋者, 尊之以官, 功懋者, 勸之以賞, 若稽古典, 粤有成規。 惟爾秉心忠勤, 行己儉約。 才堪大受, 學優多聞。 昔在先朝, 早捷儒科, 及登仕版, 洪職惟虔, 爾於王家, 服勞有日。 頃者至親瑢素蓄無君之心, 遂生非分之望, 而仁、宗瑞等相與阿附, 稔成不軌之謀, 遂內結宦寺, 外連邊將, 黨與旣衆, 姦勢已熾, 今將干予。 幸賴叔父首陽大君, 以安生靈定社稷爲任, 首倡大義。 爾適直禁內, 奮不顧心, 聽其指授, 奔走竭力, 共濟多艱, 國祚以之延長, 生民以之安靜, 爾心爾功, 惟予以嘉。 肆策勳爲三等, 爵其父母及妻, 宥及永世。 仍賜田一百結、奴婢七口、馬一匹、白銀一十兩、表裏一段, 至可領也。 嗚呼! 君臣一心, 期永保於洪業, 子孫萬世, 誓毋忘於今休。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7책 9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사-관리(管理) / 변란(變亂) / 농업(農業) / 신분(身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