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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68권, 세종 17년 4월 1일 임인 1번째기사 1435년 명 선덕(宣德) 10년

진양 대군 이유에게 대신 전별연을 행하게 하다

임금이 장차 사신(使臣)을 전별하려고 태평관(太平館)에 거둥하여 연(輦)에서 내려 어실(御室)에서 도승지 신인손(辛引孫)에게 명령하기를,

"내가 궁중에 있을 때에는 조금 불편하기는 하나 예(禮)는 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더니, 지금 여기에 와서는 허리와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혔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지난해에 최 사신이 돌아갈 때에 나와 동궁(東宮)이 모두 편치 못하여, 대군(大君)에게 명하여 대신 잔치하였으니, 지금도 역시 이 예(例)에 의하여 진양 대군(晉陽大君) 이유(李瑈)로 하여금 대신 잔치하려 하는데, 앉는 차서(次序)는 사신은 남쪽으로 향하고, 대군은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어떠한가. 정부(政府)·육조(六曹)와 더불어 의논하라."

하니, 모두 아뢰기를,

"상감의 하교가 윤당(允當)합니다. 다만 대군의 찬탁(饌卓)에는 좌우 협탁(夾卓)을 없애도록 하시고, 또 상감께서 이미 거둥하여 임하시었으니 예(禮)가 마땅히 사신을 접견하시고 작별을 고하셔야 합니다."

하매,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겠다."

하고, 인하여 첨지중추원사(僉知中樞院事) 김을현(金乙玄)에게 묻기를,

"문밖에서의 전별연도 있는데 만일 낫지 않으면 장차 어찌할 것인가."

하니, 을현이 아뢰기를,

"만일 평복(平復)되지 않으시면 오늘 작별을 고하시고, 만일 나시거든 명일에 친히 전송하시면 해로울 것이 있습니까."

하였다. 임금이 인손을현으로 하여금 사신에게 고하기를,

"전하께서 본래 풍질(風疾)이 있으신데 마침 지금 다시 복발(復發)하여, 부득이 진양 대군 이유(李瑈)에게 명하여 대신 전별연을 행하겠습니다. 또 전하의 병환이 빨리 나으실는지 더디 나으실는지 알 수 없으니, 문밖에서의 전별연도 기필하기 어렵습니다."

하니, 사신이 모두 놀라며 말하기를,

"오셔서 위로하시지 않더라도 좋으니 어찌 꼭 오실 수고야 있겠습니까."

하였다. 임금이 곧 태평관에 나아가서 사신과 작별하고 환궁하여, 진양 대군 이유에게 명하여 대신 전별연을 행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6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3책 621면
  • 【분류】
    외교-명(明) /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壬寅朔/上將餞使臣, 幸太平館, 下輦于御室, 命都承旨辛引孫曰: "予在宮中, 小有違和, 然謂可行禮, 今到此, 腰背硬直, 難於屈伸。 去歲使臣回, 予與東宮竝違和, 命大君代宴, 今亦依此, 欲令晋陽大君 代宴。 其坐次, 使臣面南, 大君向西何如? 與政府六曹議之。" 僉曰: "上敎允當, 但大君饌卓, 除左右夾。 且上今已臨幸, 禮當接見使臣告別。" 上曰: "然。" 仍問僉知中樞院事金乙玄曰: "亦有門外餞宴, 若未痊愈, 將何如?" 乙玄啓曰: "儻未平復, 當於今日告別, 明日若愈, 親餞何妨?" 上令引孫乙玄告使臣曰: "殿下素有風疾, 適今復發, 不得已命晋陽大君 , 代行餞宴。 且殿下疾愈, 未知遲速, 門外餞宴難必。" 使臣皆驚曰: "雖不來慰猶可, 何必動勞!" 上卽詣館, 與使臣辭別而還, 命晋陽大君 代行餞宴。


  • 【태백산사고본】 22책 6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3책 621면
  • 【분류】
    외교-명(明) /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