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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9권, 세종 2년 9월 14일 기묘 1번째기사 1420년 명 영락(永樂) 18년

신하를 거느리고 대행 후덕 왕대비께 시호를 올리는 책문

임금이 여러 신하를 거느리고 대행 후덕 왕대비(大行厚德王大妃)께 시호를 올리는 책문(冊文)에 이르기를,

"유(惟) 영락 18년 세재(歲在) 경자 9월 병인 삭(朔) 14일 기묘에 애자(哀子) 국왕 신 모는 삼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말하나이다. 간절히 생각하옵건대, 지위를 바르게 하고, 높은 자리에 앉아 능히 내치(內治)를 이루시매, 이름을 바꾸고 시호를 정하여 마땅히 뒷사람에게 보일 것이라, 삼가 옛 법에 따라 이에 휘호(徽號)를 올리오니, 공손히 생각하옵건대, 황비(皇妃) 후덕 왕대비께옵서는 타고나신 성품이 맑으시고 아름다우시며, 행하시는 것이 겸손하고 공손하며, 생각을 항상 걱정[憂]과 부지런한 데 두시고, 일찍부터 집을 다스리는 데 마땅한 덕이 현저하시며, 마음 가짐이 정성스럽고 조심하와, 사직을 안정시키는 데 남모를 공이 있으시고, 대보(大寶)062) 를 받으시며 나라 일을 계승하시는 데 이르러, 중궁(中宮)의 자리에 오르사, 높으신 분의 배필이 되시고, 곤원(坤元)의 순함을 깊이 따르시어, 이제 나라의 어머님이 되시는 의범(儀範)을 갖추셨으며, 건도(乾道)의 강하심을 공경해 받드셨고, 밝게 임금의 덕을 펴시니, 숨은 교화는 이미 깊은 궁안에 높으시고, 어지신 은혜는 널리 사방에 흡족하시니, 생각하옵건대, 작은 몸으로 외람히 크나큰 왕통을 이어받자와, 이 기쁨 받들기를 백세까지 하려고 하였더니, 어찌 하루 아침에 이 비통함을 남기실 줄이야 알았겠나이까. 빛나도록 봉양하려던 지정은 어긋났사오나, 추숭(追崇)하려는 성대한 의식이야 어찌 올리지 않겠나이까. 삼가 옥책(玉冊)을 받들어 높으신 시호를 올리어 원경 왕후(元敬王后)라 하였사오니, 우러러 생각하옵건대, 밝으신 마음으로 이 정충(情衷)을 굽어살피시와, 크게 아름다운 칭호를 받으시고, 달과 별빛 같이 드리우시[垂]와, 길이 큰 복을 맞으시어 하늘과 땅의 장구한 것과 같이 되옵소서."

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9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책 402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외교-명(明)

○己卯/上帥群臣, 上諡于大行厚德王大妃。 冊曰:

永樂十八年, 歲在庚子, 九月丙寅朔, 十四日己卯, 哀子國王臣某, 謹再拜頓首上言。 切以, 正位居尊, 克成內治, 易名定諡, 當示後來, 祗率舊章, 式薦徽號。 恭惟皇妃厚德王大妃, 稟性淵懿, 制行謙恭。 念在憂勤, 夙著宜家之德; 心存恪愼, 密裨定社之功。 及膺大寶以纂圖, 遂陟中宮而儷極。 厚體坤元之順, 式表母儀; 敬承乾道之剛, 贊敷王化。 陰敎旣隆於深壼; 仁恩旁洽於四方。 念以, 眇躬叨承丕緖, 期奉歡於百歲, 何貽痛於一朝? 旣違榮養之至情, 盍擧追崇之盛典? 謹奉玉冊, 上尊諡曰元敬王后。 仰惟昭鑑, 俯諒情衷。 誕受休稱, 垂月星之照耀; 永延洪祚, 等天地之久長。


  • 【태백산사고본】 4책 9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책 402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