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실록 3권, 정종 2년 2월 4일 기해 2번째기사
1400년 명 건문(建文) 2년
세자가 태상전에 나아가 사은하니 태상왕이 임금노릇하는 도리를 논하다
세자(世子)가 태상전(太上殿)에 나아가 사은(謝恩)하니, 태상왕이 사연(賜宴)하고, 인하여 임금노릇하는 도리를 논하여 이르지 않은 데가 없었다. 또 말하기를,
"네 몸이 관계된 바가 지극히 중하니, 마땅히 스스로 삼가도록 하라. 지금 방간이 어리석고 우둔하여 아는 것이 없어서 함부로 군사를 일으켜 이 지경이 되었다. 삼한(三韓)에 귀가(貴家)·대족(大族)이 많으니, 반드시 모두 비웃을 것이다. 나도 부끄럽게 여긴다. 그러나, 네가 이미 세자가 되었으니, 마땅히 지극히 공정한 도리를 펴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보전하는 것이 가할 것이다. 늙은 아비가 말하는 것은 여기에서 그친다."
하였다. 세자가 헌수(獻壽)하고 지극히 즐기다가 곧 나왔다. 태상왕이 이저(李佇)에게 이르기를,
"박포(朴苞)는 죽고도 남는 죄가 있다. 돌아가 네 임금에게 말하여 반드시 법을 들어서 후래(後來)를 징계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65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변란(變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