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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실록3권, 정종 2년 1월 10일 을해 2/7 기사 / 1400년 명 건문(建文) 2년

경연에서 《통감촬요》를 강하다가 불교 및 유교에 대해 하윤과 문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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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經筵)에 나아가서 《촬요(撮要)》를 강하다가, ‘서역(西域)에 신(神)이 있으니 그 이름은 부처[佛]라’고 한 데에 이르러서, 한참 있다가 말하기를,

"부처를 신(神)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하였다. 지경연사(知經筵事) 하윤(河崙)이 대답하기를,

"오제(五帝)·삼왕(三王) 때에는 부처가 없었고, 한(漢)나라 명제(明帝) 때에 이르러 그 경서(經書)가 비로소 전파되었는데, 그 도(道)가 적멸(寂滅)을 종지(宗旨)로 삼아서 귀신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귀신의 도는 허(虛)라고 말할 수 없다. 과인(寡人)이 옛날에 위조(僞朝)에 벼슬하여 대언(代言)이 되어, 위주(僞主)001) 를 따라 장단(長湍)에 머물렀는데, 기생 5, 6명이 한꺼번에 복통(腹痛)이 났었다. 곧 술과 고기를 가지고 감악산(紺嶽山)에 제향하여 기도하였는데, 조금 있다가 신(神)이 한 기생에게 내려 전지도지(顚之倒之)하고 펄펄 뛰면서 부끄러운 것을 알지 못하였으니, 이런 것은 헛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 불씨(佛氏)는 자비 불살(慈悲不殺)로 도를 삼는데, 유자(儒者)의 도에도 또한 살리기를 좋아하고 죽이기를 싫어하는 이치가 있으니, 이것은 비슷하다."

하였다. 하윤이 대답하기를,

"유자의 도는 함부로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위로 종묘(宗廟)에 이바지하고 아래로 빈객을 권하는 것뿐입니다. 대저 서역(西域) 사람들이 모두 포악하고 무도하였기 때문에, 석씨(釋氏)가 자비 불살(慈悲不殺)로 달래고, 윤회 보응(輪回報應)으로 겁준 것이니, 인주(人主)의 믿을 바가 아닙니다."

하니, 임금이

"그렇다."

하고, 말하기를,

"석씨(釋氏)가 우협(右脅)에서 탄생하였다는데, 성인(聖人)이 어찌하여 쓰[書]지 않았는가? 사람이 죽으면 지옥(地獄)에 돌아간다는 것도 거짓인가?"

하였다. 하윤이 대답하기를,

"이것은 매우 이치 없는 말입니다. 어찌 사람으로서 옆구리에서 난 자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성인이 쓰지 않은 것입니다. 또 사람은 음양 오행(陰陽五行)의 기운을 받아서 태어나고, 죽으면 음양이 흩어져서 혼(魂)은 올라가고 백(魄)은 내려가는 것이니, 다시 무슨 물건이 있어 지옥으로 돌아가겠습니까? 이것은 불씨가 미래(未來)와 보지 못한 것으로 어리석은 백성을 유혹한 것이니, 인주가 믿을 것이 못됩니다."

하니, 임금이 옳게 여겼다.

원문

○御經筵, 講《撮要》。 至西域有神, 其名曰佛, 良久乃曰: "佛, 謂之神則非也。" 知經筵事河崙對曰: "五帝三王之時, 未有佛, 至 明帝時, 其書始播。 其道以寂滅爲宗, 與鬼神無以異也。" 上曰: "鬼神之道, 不可謂之虛也。 寡人昔仕僞朝爲代言, 從僞主次長湍, 有妓五六人, 俱發腹病, 卽用酒肉享, 紺嶽以禱, 俄有神降于一妓, 顚倒踴躍, 不知羞赧。 若此者, 不可謂之虛也。 且佛氏以慈悲不殺爲道, 儒者之道, 亦有好生惡殺之理, 此則近似也。" 對曰: "儒者之道, 非好濫殺, 上以供宗廟, 下以侑賓客耳。 大抵西域之人, 皆暴戾無道, 故釋氏以慈悲不殺誘之, 以輪回報應刼之, 非人主所宜信也。" 上曰: "然。" 曰: "釋氏右脅誕生, 聖人何不書? 人死歸于地獄, 亦非歟?" 對曰: "此甚無理之言也。 豈有人生自脇者? 是以聖人不書。 且人受陰陽五行之氣以生, 死則陰陽散而魂升魄降, 復有何物歸地獄者哉? 此佛氏以未來未見, 誘惑愚民, 非人主所宜信。" 上然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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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실록3권, 정종 2년 1월 10일 을해 2/7 기사 / 1400년 명 건문(建文) 2년

경연에서 《통감촬요》를 강하다가 불교 및 유교에 대해 하윤과 문답하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가서 《촬요(撮要)》를 강하다가, ‘서역(西域)에 신(神)이 있으니 그 이름은 부처[佛]라’고 한 데에 이르러서, 한참 있다가 말하기를,

"부처를 신(神)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하였다. 지경연사(知經筵事) 하윤(河崙)이 대답하기를,

"오제(五帝)·삼왕(三王) 때에는 부처가 없었고, 한(漢)나라 명제(明帝) 때에 이르러 그 경서(經書)가 비로소 전파되었는데, 그 도(道)가 적멸(寂滅)을 종지(宗旨)로 삼아서 귀신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귀신의 도는 허(虛)라고 말할 수 없다. 과인(寡人)이 옛날에 위조(僞朝)에 벼슬하여 대언(代言)이 되어, 위주(僞主)001) 를 따라 장단(長湍)에 머물렀는데, 기생 5, 6명이 한꺼번에 복통(腹痛)이 났었다. 곧 술과 고기를 가지고 감악산(紺嶽山)에 제향하여 기도하였는데, 조금 있다가 신(神)이 한 기생에게 내려 전지도지(顚之倒之)하고 펄펄 뛰면서 부끄러운 것을 알지 못하였으니, 이런 것은 헛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 불씨(佛氏)는 자비 불살(慈悲不殺)로 도를 삼는데, 유자(儒者)의 도에도 또한 살리기를 좋아하고 죽이기를 싫어하는 이치가 있으니, 이것은 비슷하다."

하였다. 하윤이 대답하기를,

"유자의 도는 함부로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위로 종묘(宗廟)에 이바지하고 아래로 빈객을 권하는 것뿐입니다. 대저 서역(西域) 사람들이 모두 포악하고 무도하였기 때문에, 석씨(釋氏)가 자비 불살(慈悲不殺)로 달래고, 윤회 보응(輪回報應)으로 겁준 것이니, 인주(人主)의 믿을 바가 아닙니다."

하니, 임금이

"그렇다."

하고, 말하기를,

"석씨(釋氏)가 우협(右脅)에서 탄생하였다는데, 성인(聖人)이 어찌하여 쓰[書]지 않았는가? 사람이 죽으면 지옥(地獄)에 돌아간다는 것도 거짓인가?"

하였다. 하윤이 대답하기를,

"이것은 매우 이치 없는 말입니다. 어찌 사람으로서 옆구리에서 난 자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성인이 쓰지 않은 것입니다. 또 사람은 음양 오행(陰陽五行)의 기운을 받아서 태어나고, 죽으면 음양이 흩어져서 혼(魂)은 올라가고 백(魄)은 내려가는 것이니, 다시 무슨 물건이 있어 지옥으로 돌아가겠습니까? 이것은 불씨가 미래(未來)와 보지 못한 것으로 어리석은 백성을 유혹한 것이니, 인주가 믿을 것이 못됩니다."

하니, 임금이 옳게 여겼다.

원문

○御經筵, 講《撮要》。 至西域有神, 其名曰佛, 良久乃曰: "佛, 謂之神則非也。" 知經筵事河崙對曰: "五帝三王之時, 未有佛, 至 明帝時, 其書始播。 其道以寂滅爲宗, 與鬼神無以異也。" 上曰: "鬼神之道, 不可謂之虛也。 寡人昔仕僞朝爲代言, 從僞主次長湍, 有妓五六人, 俱發腹病, 卽用酒肉享, 紺嶽以禱, 俄有神降于一妓, 顚倒踴躍, 不知羞赧。 若此者, 不可謂之虛也。 且佛氏以慈悲不殺爲道, 儒者之道, 亦有好生惡殺之理, 此則近似也。" 對曰: "儒者之道, 非好濫殺, 上以供宗廟, 下以侑賓客耳。 大抵西域之人, 皆暴戾無道, 故釋氏以慈悲不殺誘之, 以輪回報應刼之, 非人主所宜信也。" 上曰: "然。" 曰: "釋氏右脅誕生, 聖人何不書? 人死歸于地獄, 亦非歟?" 對曰: "此甚無理之言也。 豈有人生自脇者? 是以聖人不書。 且人受陰陽五行之氣以生, 死則陰陽散而魂升魄降, 復有何物歸地獄者哉? 此佛氏以未來未見, 誘惑愚民, 非人主所宜信。" 上然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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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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