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정승 조준과 김사형에게 신도 팔경 병풍 한 면씩을 주다. 정도전의 팔경시
좌정승(左政丞) 조준(趙浚)과 우정승(右政丞) 김사형(金士衡)에게 신도 팔경(新都八景)의 병풍(屛風) 한 면(面)씩을 주었다. 봉화백(奉化伯) 정도전(鄭道傳)이 팔경시(八景詩)를 지어 바쳤는데, 첫째는 기전(畿甸)의 산하(山河)였다.
"비옥하고 풍요로운 기전(畿甸) 천리,
표리(表裏)의 산하가 1백 둘이로다.
덕교(德敎)의 형세를 얻어 겸하였으니,
역년(歷年)이 천년[千紀]은 점칠 수 있도다."
둘째는 도성(都城)과 궁원(宮苑)이었다.
"성(城)은 철옹성(鐵甕城)028) 천 길[千尋]이나 높고,
구름은 봉래(蓬萊)의 오색(五色)으로 둘렸도다.
연년(年年)이 상원(上苑)029) 의 꾀꼬리와 꽃,
세세(歲歲)에 도성(都城) 사람들이 유락(遊樂)하도다."
셋째는 열서 성공(列署星拱)이었다.
"벌여 있는 관서(官署)는 높고 우뚝하여 서로 향하니,
마치 여러 별들이 북신(北辰)을 둘러싼 것 같도다.
달빛 새벽에 관가(官街)는 물과 같은데,
옥가(玉珂)030) 는 울리나 가는 티끌 일지 않는도다."
넷째는 제방(諸坊)의 기포(碁布)였다.
"제택(第宅)은 구름 위에 치솟아 우뚝 서 있고,
여염(閭閻)은 땅 위에 가득차 서로 연하였으니,
아침저녁 피어오르는 연화(煙火),
일대(一代)의 번화(繁華)가 찬연하구나."
다섯째는 동문(東門)의 교장(敎場)이었다.
"종(鐘)과 북[鼓]은 요란하게 울리어 땅을 움직이고,
정기(旌旗)는 펄럭이어 공중에 연하였도다.
만마(萬馬)가 주선(周旋)하는 것이 한결같으니,
몰아서 전장에 나갈 만하도다."
여섯째는 서강(西江)의 조박(漕泊)이었다.
"사방(四方)이 서강(西江)에 모여드니,
용(龍)같이 날치는 만곡(萬斛)의 배로 나르는도다.
천창(千倉)에 붉게 썩는 것을 보려무나.
정치하는 것은 먹이가 족한 데에 있도다."
일곱째는 남도(南渡)의 행인(行人)이었다.
"남쪽 나루의 물 도도히 흐르고,
사방에서 모여드는 행인 성(盛)하게 이르도다.
늙은이는 빈몸이고 젊은이는 졌으니,
노래 불러 앞뒤에서 화답하도다."
여덟째는 북교(北郊)의 목마(牧馬)였다.
"바라보면 저 북교(北郊) 숫돌과 같은데,
봄이 오면 풀은 무성하고 샘은 달구나.
만마(萬馬)가 구름처럼 모이고 까치처럼 날뛰는데,
목인(牧人)은 멋대로 서(西)로 갔다 남(南)으로 갔다 하도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3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21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 [註 028]
○賜左政丞趙浚、右政丞金士衡新都八景屛風各一面。 奉化伯 鄭道傳製進八景詩。
一曰畿甸山河: 沃饒畿甸千里, 表裏山河百二。 德敎得兼形勢, 歷年可卜千紀。
二曰都城宮苑: 城高鐵甕千尋, 雲繞蓬萊五色。 年年上苑鶯花, 歲歲都人遊樂。
三曰列署星拱: 列署岧嶢相向, 有如星拱北辰。 月曉官街如水, 鳴珂不動纖塵。
四曰諸坊碁布: 第宅凌雲屹立, 閭閻撲地相連。 朝朝暮暮煙火, 一代繁華(宴)〔晏〕 然。
五曰東門敎場: 鐘鼓轟轟動地, 旌旗旆旆連空。 萬馬周旋如一, 驅之可以卽戎。
六曰西江漕泊: 四方輻輳西江, 拖以龍驤萬斛。 請看紅腐千倉, 爲政在於足食。
七曰南渡行人: 南渡之水滔滔, 行人四至鑣鑣。 老者休少者負, 謳謠前後相酬。
八曰北郊牧馬: 瞻彼北郊如砥, 春來草茂泉甘。 萬馬雲屯鵲厲, 牧人隨意西南。
- 【태백산사고본】 3책 13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21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