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철종
고종-순종
제주 목사(濟州牧使) 양헌수(梁憲洙)가, ‘7월 21일에 갑자기 동남풍이 크게 일면서 비까지 퍼붓는 바람에 기왓장이 날아가고 돌이 구르고 나무가 부러지고 집이 뽑혔습니다. 좀 오래된 관아 건물은 기울어져 무너지고 낡은 민가들은 떠내려갔으며, 곡식도 온통 결딴이 나서 온 섬이 그만 허허벌판이 되어버렸습니다. 동리에는 호곡 소리가 서로 이어지고 들판에는 참혹한 기색만 떠돌아 구제하는 일을 내년 봄까지 기다릴 수 없는 형편입니다. 신이 이곳 수령으로 있으면서 이런 혹심한 재해를 당하여 수십 만의 인구가 굶어 죽어 시체가 구렁을 메우는 탄식을 면치 못할 듯하기에 황공하여 대죄(待罪)합니다.’라고 아뢰니, 방금 자전(慈殿)께서 전교를 내리셨으니 대죄하지 말라고 하교하였다.
十二日。 濟州牧使梁憲洙以"七月二十一日, 忽有東南風, 挾雨大作, 飛瓦走石, 折木拔屋, 公廨稍舊者傾頹, 民屋已老者飄沒, 穀物摧剝, 全島便赤。 閭閻號哭之聲相連, 田野慘絶之色無分, 設賑一款, 勢不可待到開春。 而臣職在守土, 値此酷災, 十數萬人口, 將不免塡壑之歎, 惶恐待罪"啓。 敎以"方有慈敎, 勿待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