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거상 기간이 끝났으므로 대신들이 문안을 드리다
시임 대신(時任大臣)과 원임 대신(原任大臣), 각신(閣臣)들을 인견(引見)하였다. 공제(公除) 기간이 끝난 이튿날에 문안을 드렸기 때문이다.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 정원용(鄭元容)이 아뢰기를,
"하늘에서 우리 전하께 복을 내리고 지혜를 내리고 오랜 연대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오늘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요(唐堯)나 우순(虞舜)과 같은 훌륭한 덕이라든가 태산 반석과 같은 나라의 튼튼한 터전은 다 전하 스스로 닦으셔서 이룩하게 될 것입니다. 임금의 일체 행동은 하늘이 굽어보고 있으니 항상 하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나라의 법과 규례란 것은 선대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것이니 언제나 선대를 본받으려는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종묘(宗廟)와 궁(宮)의 제사를 잘 받들되 항상 정성과 공경을 우선으로 하며, 자전(慈殿)을 깊이 사모하면서 언제나 뜻을 받드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검소하게 생활하여 재정을 넉넉하게 하고 바른 말이 들어오는 길을 열어 놓아 부족한 것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강학(講學)을 부지런히 하는 것이 덕을 닦는 토대가 되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것이 근본을 튼튼히 하는 도리가 됩니다. 오직 전일한 마음으로 잠시라도 이런 생각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덕이 날로 높아지고 정사도 날로 잘 되어갈 것입니다. 하늘도 기뻐서 복록(福祿)을 내려 주기 때문에 자손을 많이 두는 경사와 나라의 사적이 억만대 이어지는 상서로움이 반드시 이르게 될 것입니다.
신은 저으기 마음속으로 축원하는 바이니,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힘쓰고 또 힘쓰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아뢴 것이 지극히 합당하니, 심히 좋도다. 꼭 명심하겠다."
하였다.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김흥근(金興根)이 아뢰기를,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가 아뢴 것이 심히 좋으니 삼가 바라건대 그 말을 명심하소서. 그리고 인군(人君)은 자기의 목표를 제1등급의 정사에 두어야 하니, 바로 당요, 우순, 하우(夏禹), 은탕(殷湯), 주(周) 나라의 문왕(文王)이나 무왕(武王) 같은 임금들의 정사입니다. 신하들이 임금을 섬기러 나서는 이상에는 누구나 자기 임금이 한(漢) 나라나 당(唐) 나라의 중간쯤 되는 그런 임금으로 되기를 기대하지는 않는 것이 고금의 통례입니다.
지난번 즉위하시던 당일에도 등대(登對)하는 자리에서 변변치 못한 말씀을 몇 마디 올린 적이 있지만, 대저 당요나 우순으로 되는 것도 애초에 고원(高遠)하여 행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옳은 길로 인도하는 자성(慈聖)의 가르침을 따르고 충성으로 올리는 여러 신하들의 말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는 동일한 명령을 내리게 되는 것이 언제나 법과 규례에 들어맞게 되어 훈계와 충고 같은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는데, 그 요점은 학문을 힘써하는데 있습니다.
대저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민간에서 경서나 외우고 글자나 익히는 사람들이 옛 기록을 뒤지는 그런 것을 이름이 아닙니다. 직접 경험을 쌓고 몸소 시행함으로써 진실로 공손하고 능히 사양함은 당요를 목표로 삼고, 지혜가 깊고 밝은 것은 우순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하 우의 검소, 은 탕의 공경, 주 문왕의 순수, 주 무왕의 의열(義烈)도 모두 성명(聖明)께서 스스로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대체로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자전의 마음을 전하의 마음으로 삼는 것일 따름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입지(立志)이니, 뜻이 나름대로 세워진 연후에야 만사가 순조롭게 되어 왼쪽으로 가나 오른쪽으로 가나 근본으로 가게 되는 묘책을 얻게 됩니다. 천 번 만 번 비는 바입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아뢴 것이 모두 충성심에서 나온 말로서 지극히 합당하다. 꼭 명심하겠다."
하였다. 영의정(領議政) 김좌근(金左根)이 아뢰기를,
"공제 기간이 어느덧 지나고 보니 전하의 마음이 더욱 황황하실 것입니다.
진실로 공제 기간의 의의는 달수를 날짜로 대신 계산하여 공무를 보면서 거상 기간을 제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하루에도 만 가지의 일이 제기되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돌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바로 전하께서 정사를 보는 첫날이 됩니다. 임금의 모든 행동은 만 가지 일의 출발점인 동시에 수많은 백성들이 쳐다보는 것이니 어찌 신중히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선유(先儒)의 말에, 당요나 우순을 본받으려거든 응당 선대를 배워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선대 임금들께서 전수하신 가법(家法)은 공경하고 부지런하고 검소한 세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참으로 능히 공경해서 하늘을 섬기고, 늘 학문에 전념하며, 검소함으로써 백성의 생활을 넉넉하게 해 준다면 종묘 사직(宗廟社稷)의 무궁한 복은 실로 여기에 근본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이런 것을 유념하시어 행여나 소홀히 여기지 마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공경하고 부지런하고 검소하다는 세 마디의 말이 좋다. 꼭 명심하겠다."
하였다. 또 아뢰기를,
"남연군(南延君)은 덕이 높고 모범이 되어 실로 종친(宗親) 중에서도 특출한 분이었습니다. 착한 일을 많이 한 덕에 경사를 맞이하는 것이 오늘에 이르러 더욱 빛나게 되었습니다. 조상에 대하여 벼슬을 추증하는 일도 일반적인 전례만을 따라서 할 것이 아니니, 대원군(大院君)의 생가의 증조부와 조부에게도 특별히 벼슬을 추증하는 은전을 베풀고, 외가에도 또한 3대까지 벼슬을 추증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하니, 대왕대비(大王大妃)가 윤허하였다.
좌의정(左議政) 조두순(趙斗淳)이 아뢰기를,
"동료 정승들의 진술이 모두 정당한 내용이고 좋은 계책이니 만약 전하께서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훌륭한 제왕이나 명철한 임금도 결코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신이 다른 말씀을 올릴 것은 없습니다. 단지 학문을 부지런히 하는 것이 마땅히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라고 함은, 만 가지의 조화가 그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지혜를 내리고 복을 내리는 길도 바로 여기에 있고, 올바른 기준과 복된 것을 세우는 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묻기를 좋아하는 것이 학문을 부지런히 하는 것과 서로 안팎을 이룹니다. 대체로 나면서부터 알고 있다는 성인도 물어서 처음으로 알게 되는 것이 없지 않습니다. ‘묻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야 여유가 있다.’고들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전하께서는 궁중에서 옛 규례대로 해나가야 할 일이 있으면 그런 것은 자성께 반드시 여쭙고, 조정에서 똑똑하게 익혀두어야 할 의식이나 절차가 제기되면 그런 것은 신하들에게 하문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오늘 한 가지 일을 이해하게 되고 내일 한 가지 일을 알게 되면 가는 곳마다 배우고 묻는 것의 도움을 받지 않는 곳이 없게 될 것입니다. 다만 이것만을 아뢰는 바입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물어서 시행하라는 것이 아주 좋은 말이다. 미처 묻지 못하더라도 경 등이 일깨워주어야 할 것이다."
하였다. 우의정(右議政) 이경재(李景在)가 아뢰기를,
"신이 외람되게 이 자리에 앉아 아직까지 황송하여 저도 모르게 땀이 등골을 적십니다. 어찌 감히 식견이 있음을 자처하면서 초연(初筵)에서 있었던 옛일을 흉내 내어 망녕된 말을 늘어 놓겠습니까마는, 조그마한 성의로나마 입을 다물고 앉아있을 수도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 성상께서 정사를 시작하시는 첫날입니다. 새 봄이 돌아오고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에 당요 시대의 하늘에서 우순 시대의 해가 환히 다시 밝으니, 뭇 백성들 모두 목을 길게 늘이고 손을 모아 성덕(聖德)이 날로 높아가고 성화(聖化)가 날로 새로워질 것만 바라고 또 빌고 있습니다. 이야말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인 것입니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어린 나이로 왕위를 물려받으시고 어려운 시기이니 만큼 위로는 종묘 사직의 중책과 아래로는 온 나라 백성들의 기대가 오직 전하의 한 몸에 실려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성덕을 높이고 성화를 새롭게 하는 근본은 또한 성학(聖學)을 힘쓰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왕위를 이어받기 이전에 어떤 스승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공부를 하셨는지 신은 감히 알지 못하지만, 대개 공부를 하는 것은 바로 성인이 되는 기초이며 정사를 하는 도구입니다.
천하의 사리(事理)가 끝이 없다고는 하지만, 안위 득실(安危得失)의 계기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도리가 다 경서(經書)와 역사책 안에 들어 있습니다. 반드시 마음속으로 분석하고 몸으로 체득한 후에는 과거 이미 그렇게 된 경험과 앞으로 반드시 그렇게 될 이치가 모두 머리 속에 환히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배우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배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세히 이해해서 마음과 이치가 하나로 되면, 일상적으로 사물을 접할 때 자연히 공정한 하늘의 이치를 따라서 나가게 됩니다.
예악 형정(禮樂刑政)이 이로부터 나오고 전장 문물(典章文物)이 이로부터 드러나게 된다면, 천하가 아무리 넓고 임금의 정사가 아무리 번거롭다고 하더라도 대처하는 데 방법이 있어서 어느 한 가지 일에서도 중용(中庸)을 얻지 않음이 없고 어느 한 가지 물건도 바르게 되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의 마음만 바르게 되면 조정도 바르게 되고 온 나라도 바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성인들이 모두 서로 이어 내려오는 공부이고 당우(唐虞) 삼대(三代)가 평화로운 시대를 이룩하게 된 비결입니다.
신이 선대의 고사를 들으니 경연(經筵)을 중히 여기고 유신(儒臣)들을 가까이 하여, 아무리 거상(居喪) 기간이라 하더라도 아직 그만둔 예가 없었으며, 글을 강론(講論)하다가 의심이 생기면 불러서 묻고 일을 처결하다가 막히는 곳이 있으면 불러서 의논하였다고 합니다. 비단 글 뜻을 밝히는 데에 그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체험할 수 있는 실제를 생각하며, 종이 위의 빈 말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정사에 베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덕이 날로 높아지고 교화가 날로 새로워지는 아름다움이 있었으니, 이야말로 후대의 임금들이 꼭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니겠습니까?
전하에게 있어서 덕을 높이고 교화를 새롭게 할 요점은 오직 학문에 있으니, 오늘의 급선무가 이보다 더 큰 것은 없을 듯합니다. 바라건대, 이미 성립된 규례를 거울삼고 공부에 더욱 힘써, 반드시 당요와 우순을 목표로 삼으며 선대를 본받아서 꾸준히 노력하기를 그치지 않아서 광명이 넘치는 나라를 이룩하고 만년토록 태평한 토대를 다지소서. 이것이 바로 신의 지극한 축원입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아뢴 것이 매우 좋다. 꼭 그대로 하도록 노력하겠다."
하였다.
대왕대비(大王大妃)가 하교하기를,
"이번 15일의 차대(次對)를 13일로 앞당겨 거행하라."
하였다. 또 하교하기를,
"이번의 차대는 곧 주상이 정사를 시작한 후에 첫 번째로 하는 것이다. 원임 대신들까지 함께 들어오게 하라."
하였다. 또 하교하기를,
"방축향리(放逐鄕里)한 죄인 김시연(金始淵)의 죄는 실로 용서해 줄 여지가 없기는 하지만, 대행(大行)의 조정에서 처분이 있었을 뿐 아니라 옛 관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니, 특별히 목숨만은 살려주어 제주목(濟州牧)에 위리안치(圍籬安置)하도록 하라."
하였다. 이어 하교하기를,
"김시연은 바로 김로(金鏴)의 아들이다. 김로가 익종(翼宗) 당시에 얼마나 은혜를 받았는가? 그런 아버지의 아들로서 몇해 전에 전라 감사(全羅監司)로 내려가 탐욕스럽고 포학한 소행을 자행한 까닭에, 깊은 대궐에 있는 내 귀에까지 다 들렸다. 내가 마음속으로 놀란 것이 다른 이들의 곱절이나 되기 때문에 이런 하교를 내린 것이다."
하였다.
- 【원본】 5책 1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28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경연(經筵)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사법-행형(行刑) / 인물(人物) / 사상-유학(儒學) / 역사-고사(故事)
初十日。 引見時原任大臣及閣臣。 公除翌日, 承候也。 領府事鄭元容曰: "今日, 我殿下命吉、命哲、命歷年之初服也。 聖德之如堯、舜, 洪基之如盤泰, 皆殿下自修以致者也。 人主動靜, 上天監臨, 常存畏天之心; 有國典章, 祖宗傳授, 常存法祖之心。 孝享廟宮, 常以誠敬爲先; 深愛慈殿, 常以養志爲本。 昭儉德, 以裕財用; 開言路, 以補闕遺。 勤講學, 乃修德之基也; 愛民生, 乃固本之道也。 一念慥慥, 造次必是, 則德日盛而治日隆。 天心悅豫, 福祿來降, 子孫衆多之慶, 邦籙萬億之祥, 卽必至之理也。 臣竊爲心祈而攢祝, 伏願殿下, 懋哉懋哉!" 敎曰: "所奏, 切當甚好。 當體念矣。" 判府事金興根曰, "領府事所陳, 甚好。 伏望體念焉。 人君所自期, 在第一等事業, 堯、舜、禹、湯、文、武是也。 人臣所藉手事君者, 不以漢、唐中主期望之, 古今通誼也。 向於御極日登對, 略陳芻蕘之說, 而夫爲堯爲舜, 初非高遠難行之事。 遵慈聖義方之訓, 用群僚忠侃之言, 一事爲一命令, 動合典謨, 不待誥戒, 而其要則在典學。 夫學云者, 非委巷經生學者尋摘佔畢之謂也。 體驗躬行, 允恭克讓, 期乎堯, 濬哲文明, 期乎舜, 而禹之儉, 湯之敬, 文王之純, 武王之烈, 皆聖明所宜自期。 凡所以如此者, 卽惟曰以慈心爲心而已。 是所謂‘立志’也。 志有所自立然後, 萬事隨順, 有左右逢原之妙, 千萬禱祝。" 敎曰: "所奏皆忠言切當, 當體念矣。" 領議政金左根曰: "公除奄過, 聖慕益復皇皇, 藎公除之義, 計日代月, 擧其公而如除之謂也。 此非他, 一日萬幾, 不可久曠而然耳。 今日卽殿下視事之初元也。 人主一動一靜, 萬化之權輿, 兆庶之所觀瞻, 可不愼歟? 先儒言, 欲法堯、舜, 當法祖宗。 列聖傳授家法, 不出於‘敬’‘勤’‘儉’三字。 信能敬以事天, 勤以典學, 儉以裕民。 宗社無疆之休, 實基於此。 念玆在玆, 毋或少忽焉。" 敎曰: "‘敬’‘勤’‘儉’三字甚好, 當銘念矣。" 又啓: "南延君厚德懿範, 實爲昭代宗英之賢, 而積善毓慶, 至今日而彌光矣。 追遠崇報之節, 未可只循常例。 大院君本生曾祖考祖考, 特施加贈之典, 外家亦施三代貤贈, 恐好。 故敢此仰達矣。" 大王大妃, 允之。 左議政趙斗淳曰: "僚相所奏, 皆昌言也, 嘉謨也。 殿下苟一一體行之, 聖帝明王, 切不出於此。 臣無容架疊, 而勤學之爲常經達道, 以其萬化所由源也。 命哲命吉在此, 建極建福在此, 而好問之於勤學, 交須而互資, 蓋生知之聖, 亦有待於問。 是故曰‘好問則裕’今殿下, 於宮中古事, 可以纘述者, 則必仰稟於慈聖; 於朝廷典式, 可以明習者, 則必俯問於臣僚。 今日理會得一事, 明日理會得一事, 無往非學與問之助也, 第此冒陳之矣。" 敎曰: "問而行之甚好。 未及問之事, 卿等自當奏之矣。" 右議政李景在曰: "臣濫膺謬命, 尙不覺惶汗浹背, 豈敢以見職自居? 猥效初筵故事, 妄有所陳, 而區區微忱, 有不能自已者。 今日卽我聖上一元之初也。 三陽回泰, 萬品昭蘇。 堯天舜日, 廓然重明, 群黎百姓, 莫不延頸攢手。 惟聖德之日進, 聖化之日新, 是仰是祝, 此誠千載一會也。 伏願殿下沖齡嗣服, 時値艱虞, 上焉而宗社之重, 下焉而億兆之望, 亶在於殿下之一身。 其所以進聖德新聖化之本, 亦不外於懋聖學也。 臣未敢知甘盤舊學, 已至幾分地界, 而蓋講學, 乃作聖之基出治之具也。 天下之事理無窮, 而安危·得失之幾、修齊治平之道, 悉在於經訓史冊之中, 必須心繹體認。 而後已然之驗、必然之理, 罔不瞭然於方寸之內。 於斯乎學而思, 思而學, 沈潛融會, 心與理一, 則日用應接之際, 自然一出於天理之公。 禮樂刑政, 由是而發, 典章文物, 由是而著, 天下雖大, 萬幾雖煩, 而處之有道, 無一事之不得其中, 無一物之不得其正。 所以君心一正, 而朝廷正, 四方正也。 此千聖相傳之學, 而唐、虞三代所以成雍熙之治也。 臣伏聞祖宗朝故事, 重經筵而親儒臣, 雖在亮陰之中, 未嘗有間斷, 講書有疑則召問, 臨事有晦則召對。 不惟講明文義而已, 必思體驗之實, 不止紙上空言而已, 必思施措之方。 故聖德有日進之盛, 聖化有日新之美, 豈非後聖之所當法乎? 在殿下進德新化之要, 惟在於學, 則今日急務, 恐無大於此也。 伏願監于成憲, 益勉聖工, 必以唐、虞爲準, 祖宗爲法, 亹亹不已, 以造夫緝熙光明之域, 以基我太平萬歲之業。 是臣至祝焉。" 敎曰: "所陳甚好, 當勉從矣。" 大王大妃敎曰: "今十五日次對, 進定於十三日。" 又敎曰: "今番次對, 卽主上視事之初也。 原任大臣同爲入參。" 又敎曰: "放逐鄕里罪人金始淵, 罪固罔赦, 而非但有大行朝處分。 追念昔年, 特貸一縷, 濟州牧圍籬安置。" 仍敎曰: "金始淵, 卽鏴之子也。 鏴當翼廟時眷遇, 果何如, 而渠以乃父之子, 年前按節湖南時, 貪饕狼藉, 予雖處深宮, 盡爲入聞, 予心痛駭, 有倍他人。 故有此下敎耳。"
- 【원본】 5책 1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28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경연(經筵)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사법-행형(行刑) / 인물(人物) / 사상-유학(儒學)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