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를 입은 이천현의 신환을 면제하다
경기 관찰사를 소견하고 하교하기를,
"조세(租稅) 납입의 독촉이 바야흐로 한창인데, 화재(火災)를 당한 민호가 1백 94호나 되도록 많기에 이르렀다. 전접(奠接)시키고 구획(區劃)하는 방도에 대해 어제 비록 비국(備局)으로 하여금 말을 만들어 행회(行會)하고 겸하여 휼전(恤典)을 시행하게 하였으나 이것이 어찌 화재당한 자들을 구제하는 밑천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겠는가? 본읍(本邑)은 기보(畿輔)의 지척에 있는 곳으로 막 주필(駐驆)을 거친 곳이니, 돌보아 진념하는 데 관계된 정사를 다른 데 견주어 자별(自別)하게 해야 한다. 더구나 모두 불타버린 끝이니 〈곡식 담은〉 단지가 죄다 텅 비어 있을 것을 알 수 있다. 도신(道臣)을 불러서 민정(民情)을 하문하여 보니, 과연 신환(新還)을 판출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 소요가 이는 단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나의 짐작이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금년에 제도(諸道)에서 다음해의 일을 우려하여 구환(舊還)은 특별히 정퇴(停退)하더라도 신환(新還)은 반드시 준봉(準捧)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본읍의 경우에 이르러서는 어찌 별도의 신축성 있게 하는 정사가 없을 수 있겠는가? 이천현(利川縣)의 화재를 당한 민인(民人)들에 대해서는 당년(當年)의 환곡(還穀)을 특별히 정퇴하게 하라. 즉시 비국으로 하여금 해도(該道)에 분부하여 조가(朝家)에서 딱하게 여겨 돌보는 뜻을 알리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61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280면
- 【분류】구휼(救恤)
○乙巳/召見京畿觀察使, 敎曰: "催科方張, 而被燒民戶, 至於一百九十四戶之多。 奠接區劃之方, 日昨雖令備局, 措辭行會, 兼施恤典。 此豈足爲救焚之資本? 邑以畿輔咫尺之地, 纔經駐蹕, 凡係顧念之政, 比他自別。 況於焚蕩之餘, 可知其缾罌之俱空。 召問道臣民情, 果以新還之難辦, 爲目下繹騷之端云。 予料可謂不爽。 今年諸道爲慮, 副歲舊還, 則特令停退, 新還則必使準捧。 而至若本邑, 豈可無別般闊狹之政? 利川縣被災民人當年還穀, 特爲停退, 卽令備局, 分付該道, 俾知朝家愍恤之意也。"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61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280면
- 【분류】구휼(救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