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뜰 때의 괴로움을 생각하여 국옥 때에 낙형을 금하도록 명하다
국옥(鞫獄) 때에 낙형(烙刑)을 제거하라고 명하였다. 이날 약방에서 입진(入診)하였다. 임금이 뜸을 뜬 것이 비로소 백 주(炷)를 채웠는데, 멈추라고 명하며 말하기를,
"뜸뜬 종기가 점차 견디기 어려움을 깨닫고, 이어 무신년 국문할 때의 죄수의 일을 생각하면 나도 몰래 마음에 움직임이 일어난다."
하고, 인하여 하교하기를,
"옛날부터 형(刑)을 제정한 것에는 모두 그 법이 있었다. 만약 법을 벗어나 아무리 통쾌하게 승복을 받았다 하더라도 끝내 휼형(恤刑)에는 흠이 된다. 그러므로 옛날엔 아무리 법 밖의 형이 있어도 또한 매우 드물게 사용하였던 것이니, 이에 열조(列祖)의 융성한 뜻을 우러러 본받을 만하다. 지난번 을사년464) 에 이미 압슬(壓膝)465) 을 제거했고 작년에 원임 대신(原任大臣)의 진달로 인해 포도청(捕盜廳)의 전도 주뢰(剪刀周牢)466) 의 형을 제거하였으니, 곧 이제 남은 것은 오직 낙형(烙刑)뿐이다. 이번 김원팔(金元八)을 친국(親鞫)할 때에 정상(情狀)이 몹시 통분스러웠기 때문에 또 이 형을 시행하였으나, 능히 자복받지 못하고 마침내 몹시 비참한 데로 돌아가고 말았다. 육형(肉刑)467) 과 태배(笞背)468) 는 한 문제(漢文帝)와 당 태종(唐太宗)이 모두 제거하였거늘 하물며 법 밖의 것이랴? 이 뒤로는 낙형을 압슬의 예에 의하여 영구히 제거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6책 35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374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사법-재판(裁判)
- [註 464]을사년 : 1725 영조 원년.
- [註 465]
압슬(壓膝) : 죄인을 신문할 때에 널빤지로 무릎 위를 누르는 일. 조선조 초부터 있던 고문 방법인데, 영조 때에 폐지함.- [註 466]
전도 주뢰(剪刀周牢) : 죄인의 두 다리를 묶고 그 틈에 두개의 주릿대를 가위 모양으로 끼우고 비트는 형벌. 혹독한 고문형(拷問刑)임. 조선조 영조 8년(1732)에 이 형의 금지령이 내렸으나, 그 후에도 계속 사용되었음. 가새주리.- [註 467]
육형(肉刑) : 몸의 일부를 자르거나 베는 형(刑).- [註 468]
태배(笞背) : 등을 매로 치는 것.○庚午/命除鞫獄時烙刑。 是日, 藥房入診。 上之受灸, 始滿百炷, 命止之曰: "灸瘡漸覺難堪, 仍憶戊申年鞫囚事, 不覺心動。" 仍下敎曰: "自古制刑, 俱有其法。 其若法外, 雖快取服, 終欠恤刑。 故昔雖有之, 亦甚罕用, 此可以仰體列祖盛意矣。 往者乙巳, 旣除壓膝, 昨年因原任大臣陳達, 除捕廳剪刀周牢之刑, 卽今所餘者惟烙刑。 今番元八親鞫時, 情狀絶痛, 故又施此刑, 而未能取服, 終歸刻憯。 肉刑、笞背, 漢 文、唐宗皆除之, 況法外者乎? 自今以後, 烙刑依壓膝例, 永除之。"
- 【태백산사고본】 26책 35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374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사법-재판(裁判)
- [註 465]